성 매수 적발된 中 톱스타…‘꼼수’까지 부리다 퇴출 위기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어제(12일), 중국을 종일 달군 뉴스가 있습니다. 중국의 스타 배우 겸 가수인 리이펑(李易峰)이 성 매수를 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는 소식입니다.

중국 관영 중앙TV(CCTV) 등 현지 매체들은 어제(12일), 리이펑이 성 매수 혐의가 적발돼 최근 구류 처분을 받았으며 경찰 조사 과정에서 여러 차례 성 매수를 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가수 겸 배우 리이펑. (출처: 바이두)

리이펑은 중국의 톱스타입니다. 2007년에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얼굴을 알린 리이펑은 중국 내에서는 잘 생긴 외모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영화 연애공황증(2011)과 애니멀월드(2018), 드라마 사랑의 레시피(2012)와 암야행자(2022) 등 작품에 출연했습니다. 가수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중국 내에서 광고 모델로 활동하는 브랜드만 프라다, 혼마골프, 레미마틴 등 10개가 넘습니다.

그런 그가 성 매수 혐의로 경찰에 잡혔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중국은 발칵 뒤집혔는데요. 더 놀라운 일은 따로 있었습니다.
 

리이펑은 웨이보 공식 팔로워만 3천6백만 명을 넘을 정도로 중국 내 톱스타다. (출처: 바이두)

리이펑이 경찰 발표 전까지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했다는 점입니다.

리이펑은 앞서 성매매 혐의가 드러나기 전인 10일, 본인이 먼저 중국 SNS인 웨이보에 글을 올렸습니다. 리이펑은 자신은 그동안 몇백 번씩 루머에 휩싸였다면서, 본인은 공인으로서 프라이버시도 없고 사람들의 시선 속에 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루머가 본인에게 피해를 줬을 뿐만 아니라 업무에도 영향을 줬다며 성매수 혐의 자체를 헛소문으로 치부해 버렸습니다. 그의 웨이보 팔로워는 3천6백만 명이 넘습니다.

하지만 그가 쓴 글은 얼마 되지 않아 인터넷에서 모두 사라졌습니다. 이후 베이징 경찰 당국은 그제(11일) 리이펑 보란 듯이 SNS 공식 계정에 공지를 올립니다.
 

베이징 경찰 당국이 배우 이 모 씨를 성매수 혐의로 적발했다고 공지했다. (출처: 웨이보)

"베이징 경찰이 최근 한 위법 사건을 조사하는 중 35살 배우 이 모 씨를 적발함. 이 사람은 여러 번 성매매를 한 위법 사실에 대해 인정하고 이미 법에 따라 행정 구속함"이라는 공식 발표였습니다.

■광고 계약 줄줄이 해지…연예계 '정풍' 다시 시작되나?

이후 한 매체가 이 모 씨가 리이펑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기사를 내면서 리이펑의 이름은 그제(11일) 밤부터 중국 주요 포털사이트 바이두와 SNS 주요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올라 있습니다.

중국 누리꾼들은 그가 성 매수를 한 혐의와 더불어 대중을 상대로 거짓을 했다는 점에 큰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요. 일부 누리꾼들은 2015년 개봉했던 영화 '늙은 양아치(老炮儿)'에 성폭행 혐의로 이미 구속된 크리스와 리이펑이 함께 출연했다는 점을 떠올리며, 영화 감독이 안 됐다고 비꼬기도 했습니다.
 

성폭행 혐의로 수감 중인 크리스(사진 왼쪽)와 영화 홍보에 나선 리이펑(사진 오른쪽). (출처: 바이두)

리이펑이 홍보했던 기업과 공공기관들도 빠르게 그를 '지워나가고' 있습니다. 프라다 등 최소 11개 브랜드가 리이펑과 광고 계약을 해지했고 리이펑을 홍보대사로 기용했던 최고인민검찰원은 웨이보 계정에서 리이펑과 관련된 내용을 모두 삭제했습니다.

특히 리이펑 성 매수 사건이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한 달여 앞두고 터지면서 중국 연예계 전체가 긴장하는 분위기입니다. 다음 달 16일 개막하는 당 대회에서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이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당 대회를 앞두고 사회 전체 기강이 강조되는 요즘, 중국 연예계에 또다시 '정풍(정화 움직임)'이 불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