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크리비리흐 곡물창고 타격…중부 니코폴 포격도
러, 북부 수미·체르니히우 포격...70여 차례 폭발
동부 도네츠크 교전…우크라 민간인 5명 사상
[하르키우=AP/뉴시스]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의 열차 차량 기지가 러시아군의 로켓 공격으로 파괴돼 잔해만 남아 있다. 2022.09.29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17일째인 28일(현지시간) 동부 도네츠크와 남부 니코폴, 북부 곳곳에서 러시아군의 폭격이 계속 됐다.
AP통신, 워싱턴포스트(WP),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발렌틴 레즈니첸코 우크라이나 드니프로페트롭스크주(州) 지사는 이날 러시아 로켓이 밤새 니코폴 지역의 고층 건물 10곳과 사립 건물, 학교, 송전선 등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레즈니첸코 주지사는 다만 인명 피해는 즉각 보고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군이 진격을 모색 중인 동부 돈바스 도네츠크 지역에서는 러시아군 포격에 의해 발생한 화재로 5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파블로 키릴렌코 도네츠크 주지사는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러시아의 공격으로 쿠락호보에서 4명, 바흐무트에서 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돈바스 진출 길목에 위치한 바흐무트는 리만과 함께 우크라이나 군과 러시아군이 격전을 벌이고 있는 곳이다. 이곳을 확보하면 서남쪽 아래의 도네츠크와 남동쪽 아래 루한스크 진출에 용이한 병참선을 확보하게 된다.
러시아 군은 남부 크리비리흐에 미사일 공습을 감행했다. 크리브리흐는 인구 65만의 남부 공업 도시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고향이기도 하다.
올렉산드르 빌쿨 크리비리흐 군정청장은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러시아 군이 전투기를 통한 Kh-59 순항미사일 2발을 크리브리흐 지역을 겨냥해 발사했다"면서 "그 중 1발은 격추시켰지만, 1발이 곡물창고에 떨어져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군은 우크라이나 북부 수미, 체르니히우 지역에 포격을 가했다.
드미트로 지비츠키 수미 군정청장은 "적군이 수미주 내 크라스노필리야 지역을 가로질러 이동했다. 아군 방어진지에 자주포와 박격포 사격을 개시했다"며 "민간 주택 2채가 파손됐고 고압 송전선이 부분 손상됐다"고 전했다.
[미콜라이우카=AP/뉴시스]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미콜라이우카의 한 학교가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파괴돼 잔해 속에서 숨진 여성의 시신이 발견되자 친지들이 흐느끼는 한 여성을 위로하고 있다. 2022.09.29.
우크라이나 북부작전사령부는 페이스북에 "침략군이 북부 체르니히우 접경 지역에 포격을 재개했다"며 "자동유탄발사기와 120㎜ 박격포 등을 앞세운 공격에 70여차례 폭발이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CNN은 우크라이나군이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서 더 많은 이득을 보고 있다고 현지 소셜미디어 영상과 러시아 군사 블로거를 인용, 보도했다.
소셜미디어 영상에는 우크라이나군이 노보셀리브카 마을에서 국기를 게양하는 모습이나 우크라이나 군용 차량이 주변 지역을 이동하는 모습이 담겼다.
노보셀리브카에서 한 군인은 "오늘 우크라이나 국군 81여단이 우크라니아 국가방위군과 함께 노보셀리브카 마을을를 해방시켰다"고 말했다.
이러한 군사적 이득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에 있는 리만 지역과 그 주변에 여전히 친러시아군이 보유한 영토의 일부가 포위될 위험이 더 크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CNN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미 이 지역의 서쪽과 남쪽의 영토를 통제하고 있으며, 현재 북쪽을 향해 진격하고 있다.
러시아군과 함께 리만 동부에 있는 러시아의 종군기자 세멘 페고프는 28일 "토르스케 마을에서 상황이 나날이 긴박해지고 있다"며 "27일 밤 우크라이나군이 이 지역에서 공격을 감행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이 토르스케를 점령하면 도네츠크 인민군 소속 친러시아 부대가 리만에서 효과적으로 차단된다.
다만 영국 국방부는 리만 인근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이 둔화됐다고 발표했다.
영국 국방부 관리들은 이날 정보브리핑에서 "러시아 연방 가입에 대한 주민투표가 마감됨에 따라 러시아가 이전보다 더 실질적인 방어를 강화하고 있다"며 "아마도 우크라이나 진군이 현재 루한스크 일부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콜라이프=AP/뉴시스]구조대원들이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미콜라이프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학교가 심하게 파손된 후 한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된 현장에서 잔해를 치우고 있다. 2022.09.28.
또 "러시아가 북쪽과 남쪽 측면에 대한 심각한 압박에 직면하면서 돈바스의 바흐무트 근처에서 진격을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러시아 국영 RIA노보스티 통신은 26일(현지시간) 러시아 국방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이 리만을 공격하려다 실패해 피해를 입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제66여단과 제93기계화여단에서 70명 이상의 사상자, 전차 4대, 보병전투차 6대, 장갑차 3대가 손실됐다고 전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당국은 전쟁 첫날 키이우 지역에서 민간인 차량에 총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진 5명의 러시아 군인을 확인했다고 밝혔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수사관들이 수집한 폐쇄회로(CC)TV 화면에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서쪽 마을 호스토멜 외곽 도로를 따라 민간 승용차를 향해 총격을 가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호르 클리멘코 우크라이나 경찰청장은 "러시아 군인들이 사파리 위에 있는 것처럼 총을 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의 일부로 조사된 차량 중 한 대에는 178개의 총알 구멍이 있었다고 클리멘코 경찰청장이 말했다.
러시아 병사들은 러시아가 침공한 다음날인 2월25일 호스도멜을 탈출하려던 5명을 살해하고 6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문제의 도로에서 11명이 사망하고 14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보안국은 러시아 군인들이 6시간 동안 12대의 차량에 총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보안국에 따르면, 5명 중 3명이 차량을 향해 총을 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