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천연가스 대체재 경유 수입 급증하자 10월 최대 1500만t 확대
유조선(5만DWT급) 하루 평균 운임 60%
급등중국이 정제유 수출 쿼터를 최대 1500만t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유럽의 천연가스 등 에너지 부족이 현실화되면서 중국산 정제유 수출을 늘리기 위한 조치다.
일각에선 러시아산 원유가격 상한제 등 미국 등 서방 진영의 대러시아 제재로 중국이 경제적 이득을 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글로벌타임스 캡처
중국 경제 전문 매체 차이신은 중국 창장증권 등 중국 에너지 전문 기관의 보고서를 인용, 중국 상무부가 다음 달 정제유 수출 쿼터를 1000만∼1500만t 늘릴 것이라고 30일 보도했다.
중국 상무부는 국제 원유가격이 급등하자 지난 6월 450만t, 7월 500만t 등 올해 3차례 정제유 수출 쿼터를 늘린 바 있다. 중국은 정유 제품의 수급 안정을 위해 수출을 제한하는 쿼터제(할당제)를 도입하고 있다.
중국 해운사인 코스코(COSCO)는 "겨울철 에너지 부족 현상이 예상되는 유럽 국가들은 잉여 생산 능력을 갖춘 중국으로부터 정제유 수입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원유 정제 최대 능력은 9억1000만t으로 추정되고 있다. 차이신은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를 인용, 지난해 중국 원유 소비량은 약 7억t이며 이 가운데 정제유 소비량은 3억4148만t이라고 부연했다. 지난해 기준 5억t 정도의 여유가 있다는 설명이다. 올 상반기 중국 정제유 공장 가동률은 71%에 불과하다고 차이신은 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겨울 유럽의 난방유 수요가 급증, 30만∼50만 배럴의 추가 정제유가 필요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실제 유럽 각국이 난방유(경유) 수입을 서두르고 있다. 에너지 분석 업체 보텍사(Vortexa) 데이터에 따르면 9월 유럽에서 수입한 난방유는 165만 배럴(일 평균)으로 전월인 8월보다 20만 배럴 증가했다. 반면 유럽의 러시아산 경유 수입 비중은 7월 60%, 8월 51%, 9월 44% 등 매월 감소하고 있다.
유럽 각국이 겨울철을 대비하기 위해 난방유 비축을 늘리면서 해상 운임까지 치솟고 있다. 영국의 조선ㆍ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9월 현재 중형 유조선(5만DWT급)의 하루 평균 운임이 4만7000달러로 월초 대비 60% 이상 급등했다. 발틱석유제품선지수(BCTI) 역시 연초 대비 80% 이상 치솟은 1231(27일 기준)을 기록했다.
중국 중신선물은 최근 보고서에서 9월 중순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가격은 브렌트유 가격이 2배 이상 올랐다면서 유럽은 천연가스 외 다른 에너지원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차이신은 겨울 난방에 비상이 걸린 유럽이 미국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올 상반기 하루 평균 600만 배럴의 정제유를 수출했다. 이는 198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더욱이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엑스모빌과 셰브론 등 미국 7개 정유사에 천연가스 및 석유 제품 재고 확보를 촉구, 유럽이 미국에 난방유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차이신은 지적했다.
천페이얼 상하이교통대 산업연구소 연구원은 "팬데믹과 탄소중립 등으로 인해 주요 국가의 정제 능력이 과거에 비해 축소됐다"면서 "유럽은 필요한 난방유를 중동과 아시아 국가에서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차이신은 2021년 기준 중국의 정유 생산능력은 전 세계의 18%를 차지하며, 중동과 인도는 각각 11%와 5%라고 덧붙였다.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