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국방부가 트위터 계정에 올린 러시아군 숙소로 추정되는 영상. /트위터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부분 동원령을 발동한 가운데, 징집된 병사들의 열악한 숙소가 공개됐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를 ‘오징어게임 세트장’에 빗댔다.
29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트위터 계정에 러시아군 숙소로 추정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올렸다. 국방부는 “넷플릭스는 러시아에서 철수했는데 ‘오징어 게임’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했다. 영상에는 오징어게임 배경음악을 삽입했다. 게시글에 넷플릭스와 오징어게임 계정을 태그하기도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디즈니와 넷플릭스 등 미국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기업들은 러시아에서의 사업을 철수했다.
영상을 보면, 체육관으로 보이는 공간에 성인 한 명이 간신히 누울 수 있는 크기의 2층 침대가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침대 공간은 4자리가 한 세트로 구성됐다. 약간의 이동 통로를 제외한 모든 공간에 침대가 다닥다닥 붙어 있어 오징어게임 참가자 숙소를 연상케 했다. 병사들은 침대 사이사이로 난 좁은 길을 오갔다.
해외 네티즌이 제작한 오징어게임 패러디 포스터. /트위터
영상은 올라온 지 하루만에 조회수 50만회를 넘어섰다. 공유는 1700건 이상 이뤄졌고, 약 1만4000명이 ‘좋아요’를 누르며 공감했다. 대부분 네티즌은 열악한 숙소를 제공한 러시아를 조롱했다. 이들은 “여기에서 보드카와 땀에 젖은 양말 냄새가 진동할 것 같다” “오징어게임은 살아서 나갈 수 있는 기회라도 있었는데 여긴 아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해당 영상 캡처본에 오징어게임 로고를 삽입한 뒤 패러디 포스터를 제작한 네티즌도 있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지난 21일 우크라이나 전쟁에 보낼 군인들을 보충하겠다며 예비역을 대상으로 부분 동원령을 발령했다. 이후 징집을 피하기 위한 러시아인들의 국외 탈출 행렬이 이어졌다. 최근 CNN이 미국 민간 위성 영상 업체 막사 테크놀로지로부터 입수해 공개한 사진에는 조지아 북부 국경 검문소를 거쳐 러시아를 빠져나가려는 차량 행렬이 길게 늘어져 있는 모습이 담겼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부족한 병력을 채우기 위해 노인과 환자, 장애인 등 군 복무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들과 점령지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인까지 징집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