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현지 시각) 러시아인들이 러시아와 조지아의 국경지대인 베르흐니 라르스를 지나가고 있다. /AP 연합뉴스
러시아인 2명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내린 예비군 동원령을 피하기 위해 보트를 타고 미국 알래스카로 건너와 망명을 신청했다고 미 상원의원이 밝혔다.
6일(현지 시각) AP통신에 따르면, 리사 머카우스키 알래스카주 상원의원은 이날 러시아인 2명이 미국 알래스카 서부와 러시아 동부 사이 베링해의 섬인 세인트로렌스에 들어와 망명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러시아 동부 해안에서 소형 보트를 타고 지난 4일 알래스카주 세인트로렌스섬 서쪽 끝의 주민 약 600명이 사는 마을인 갬벨에 도착했다. 이후 미 해안경비대 등에 입국을 자진 신고하면서 망명을 요청했다. 갬벨은 러시아 동쪽 끝 지역인 추코트카에서 약 58km 떨어져 있는 곳으로 거리상으로 알래스카주 본토보다 러시아와 더 가까운 곳이다.
이번에 망명을 신청한 러시아인들과 관련, 미 국토안보부는 “검문을 위해 알래스카 앵커리지로 이송됐으며 이민법에 따라 처리된다”고만 밝혔을 뿐 이들의 신상이나 여행 경로, 망명 요청 등에 대한 세부 사항을 공개하고 있지 않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다만 머카우스키 의원은 “이들이 강제 군 복무를 피하려고 러시아 동부 해안지역에서 도망쳤다고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알래스카주 세인트로렌스 섬. /구글지도
마이크 던러비 알래스카 주지사는 “동일한 경로를 이용해 알래스카로 넘어오는 러시아인들의 망명 신청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면서 “강한 바람을 동반하는 가을 폭풍이 예상되기 때문에 이 같은 탈출 방법은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P통신은 이 같은 경로를 통한 러시아인들의 미국 망명은 흔하지 않은 경우라고 전했다. 러시아인들의 일반적인 미국 망명 경로는 관광객으로 가장해 모스크바에서 맥시코 칸쿤이나 멕시코시티로 비행기를 타고 이동한 뒤, 육로로 미국 국경을 넘는 것이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