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북동부 비하르주 참파란서…저격수·코끼리까지 동원
사살한 호랑이와 사람 공격한 호랑이 동일 여부 파악 안 돼
인도 비하르주 참파란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호랑이에게 물려죽는 사고가 계속 발생하자 8일(현지시간) 대규모 작전을 펼쳐 호랑이를 사살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계 없음. 사진=픽사베이
인도에서 주민 9명을 숨지게 해 마을 전체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호랑이가 사살됐다.
9일(현지시간) 힌두스탄타임스 등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인도 경찰은 200명이 넘는 인력을 투입한 대규모 작전 끝에 전날 식인 호랑이를 사살했다고 밝혔다.
사건의 발생지인 비하르주 참파란 지역은 네팔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곳으로, 이곳에서는 지난 5월 16세 소년이 호랑이에게 물려 사망하는 사고가 벌어진 이후 최근까지 호랑이로 인한 사망 사고가 계속 이어졌다. 이 때문에 마을 주민들은 저녁에는 외출도 못 하고 공포에 떨어야 했다. 마을 주민은 "우리는 호랑이를 쫓아내기 위해 밤마다 폭죽을 터뜨리고 횃불을 켜야만 했다"며 "호랑이를 죽이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하르주 산림청은 사망사고가 호랑이가 저지른 일이라는 결정적 증거를 찾지 못했다면서 사살 허가를 내리지 않았다. 이에 주민들은 호랑이 사살 명령을 내려달라며 시위를 벌였으며 마침내 지난 7일 당국은 호랑이를 '식인 동물'로 규정하고 사살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다음날 오전 가축의 먹이를 구하던 마을 주민 바비타 데비(35)와 그의 아들(8)이 호랑이에게 살해되는 일이 또 발생하고 말았다.
마침내 지역 경찰은 산림청 공무원과 저격수 등은 물론이고 코끼리 2마리까지 투입해 대규모 호랑이 사살 작전에 돌입했다. 6시간이 넘는 작전 끝에 이들은 호랑이를 발견해 사살했다. 다만 사살한 호랑이가 주민들을 죽인 호랑이와 같은지 확인할 결정적인 증거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책임자인 네샤마니 K는 "사후 조사를 포함해 필요한 모든 법적 절차를 이행하기 위한 조치가 취해지고 있다"며 "사살한 호랑이의 내장을 인도수의학연구소(IVRI)와 인도야생동물 연구소(WWI)로 보내 법의학 검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호랑이의 공격이 인간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야생동물전문가들은 호랑이 서식 지역 주변으로 거주지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호랑이와 사람이 충돌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 정부에 따르면 인도에는 2018년 기준 2967마리의 호랑이가 사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전 세계 호랑이 수의 약 70%에 달한다. 2014~2019년 인도에서 호랑이 공격으로 사망한 사람은 225명이다. 또 2012~2018년 호랑이 200마리 이상이 밀렵꾼이나 감전 사고 때문에 죽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