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핼러윈 앞두고 긴장했던 시부야 경비 강화

by 민들레 posted Oct 31, 202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질서 유도하는 경찰 배치·야간 음주 금지…일본서도 2001년 유사 사고

日네티즌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로 친숙한 곳에서 사고…안타깝다"

 

도쿄 시부야의 핼러윈 인파 통제하는 일본 경찰
(도쿄 교도=연합뉴스) 일본 경찰들이 30일 도쿄 시부야에서 핼러윈을 즐기려는 사람들을 통제하고 있다. 사람들이 차도로 넘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경찰이 일렬로 서 있다.


핼러윈을 앞두고 도쿄 번화가 시부야에 몰릴 인파에 대비해 긴장감을 높였던 일본 경찰과 행정 당국이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를 계기로 30일 경비를 강화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시부야의 명소이자 대형 건널목인 스크램블 교차로에서는 황색 테이프를 든 경찰관이 일렬로 서서 인파가 차도로 넘어가지 않도록 유도했다.

경찰차에 설치된 스피커에서는 '넓게 공간을 확보하고 앞쪽으로 끼어들지 마세요', '혼잡에 따른 사고 방지에 협력하세요'라는 안내 음성이 나왔다.

이른바 'DJ 폴리스'라고 불리는 경찰은 차량에 올라가 사람들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지 않도록 호소하면서 질서를 유지했다.

경시청 관계자는 "서울 사고를 참고해 좁은 뒷골목에 사람이 몰리지 않도록 중점적으로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시청은 핼러윈 당일인 31일에도 경찰관 약 350명을 시부야에 배치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시부야구는 이달 28일 오후 6시부터 내달 1일 오전 5시까지 공원과 도로 등 일부 지역에서 야간 노상 음주를 금지하고, 편의점을 비롯한 점포 30여 곳에 31일 밤부터 다음 달 1일 새벽까지 주류 판매를 자제하도록 요청한 바 있다.
 

질서 유지 호소하는 일본 경찰
(도쿄 교도=연합뉴스) 일본 경찰이 30일 도쿄 시부야에서 차량에 올라 사람들에게 질서를 유지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민영 방송사 뉴스네트워크인 ANN은 코로나19로 인한 외출 자제 요청이 없는 3년 만의 핼러윈을 앞두고 이달 29일 밤부터 30일 아침까지 도쿄 시부야에 일시적으로 최대 6천300명이 모였지만, 체포되거나 다친 사람은 없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결과는 일본 경찰과 행정 당국이 이태원 참사 전부터 핼러윈으로 인한 사건·사고를 막고자 다양한 시책을 마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본에서는 2001년 7월 효고(兵庫)현 아카시(明石)시에서 이태원 참사처럼 불꽃놀이를 보려는 인파가 인도교에 몰리면서 11명이 사망하고 247명이 다쳤다.

일본은 이 사건을 계기로 2005년 관련 법령에 '혼잡 경비'라는 조항을 만들었다.

또 지난해 10월 31일에는 영화 '배트맨'에 등장하는 '조커' 복장을 한 남성이 도쿄 전철에서 승객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불을 지른 사건이 발생해 올해 핼러윈에 대한 우려가 컸다.

이에 하세베 겐 시부야구청장은 20일 기자회견에서 "핼러윈 때 오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며 방문객에게 규칙을 지켜 달라고 강조했다.
 

참사 하루, 계속되는 헌화와 추모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마련된 '핼러윈 인파' 압사 사고 희생자 추모 공간에서 시민들이 헌화하고 있다. 2022.10.30 [email protected]


한편 이태원 참사 소식에 일본 네티즌들은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트위터를 통해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로 친숙한 번화가인 서울 이태원에서 핼러윈을 즐기기 위해 젊은이들이 몰리는 와중에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올해 여름부터 일본에서 리메이크 드라마인 '롯폰기 클라쓰'가 지상파 TV아사히를 통해 전국에 방영됐을 정도로 '이태원 클라쓰'는 인기몰이를 했다.

일본 언론도 이태원 참사 소식과 한국 정부 대응을 주요 뉴스로 보도하는 가운데 아사히신문은 현장을 목격한 일본인 인터뷰 기사를 인터넷판에 게재했다.

20대 일본 여성은 아사히와의 인터뷰에서 "갑자기 너무 겁이 나서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며 참사 당시 상황을 전했다.

아카시 사고 피해자 유족회 회장은 산케이신문에 "나라와 관계없이 '군집 눈사태'라는 말을 듣는 것이 마음 아프다"고 말했다.

'군집 눈사태'는 빠져나갈 길이 없는 환경에 사람들이 모였다가 한순간에 넘어지는 것을 지칭한다. 일본 언론은 군집 눈사태로 아카시 사고와 이태원 참사의 인명 피해가 컸다고 분석했다.

 

 

(도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