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간 손님, 나올 생각을 안해요”...달라진 피팅룸, 어떻길래

by 민들레 posted Nov 0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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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팅룸서 착장샷 찍는 2030

노래방 기계부터 스탠바이미 디스플레이까지 설치

“피지털(Phygital) 경험 극대화...바이럴 마케팅에 유리”
 

서울 신사동에 위치한 아더에러 플래그십스토어 내 마련된 노래방 피팅룸 [사진출처 = 아더에러]

옷을 사기 전 입어 보는 공간인 피팅룸(fitting room)이 달라지고 있다. 흰 벽에 옷걸이 하나 달랑 걸려 있는 곳이 아니라 조명 및 음향 조절이 가능해 사진 촬영 등에 최적화 된 곳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덕분에 인스타그램에서 ‘#피팅룸’ 혹은 ‘#피팅룸 샷’ 등으로 검색시 5만여개의 사진이 올라와 있을 정도다.

◆ 노래방 기계에 스탠바이미까지 구비...피팅룸의 변신

3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국내 토종 브랜드 ‘아더에러’는 서울 신사동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열면서 이색 피팅룸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일반적으로 매장 구석에 위치한 피팅룸을 전면에 배치한 것은 물론 내부 공간을 전혀 피팅룸처럼 꾸미지 않아서다.

우선 노래방 피팅룸이 있다. 이 곳에는 실제 노래방 기계를 구비해 놓았다. 방음처리까지 완벽해 옷을 갈아입다 말고 노래를 부르는 손님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서울 신사동에 위치한 아더에러 플래그십스토어 내 마련된 피팅룸 [사진출처 = 아더에러]

열차 내부 모양의 피팅룸의 경우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기차의 덜컹덜컹거리는 소리가 배경음악으로 나온다. 이층 침대까지 구비돼 있어 마치 나만을 위한 공간에서 옷을 갈아입어볼 수 있다.

서울 홍대 근처에 문을 연 나이키 스타일 매장에는 피팅룸을 사진 촬영 스튜디오처럼 꾸며 놓았다. 스티커 사진 기계에서 사진을 꾸미듯 조명을 조절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담을 수 있게 했다.

무신사 스탠다드 강남에는 무려 15개의 피팅룸이 마련돼 있다. 특히 LG스탠바이미 디스플레이가 설치돼 스마트폰과 연동, 자신만의 스타일을 미러링해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인스타그램 릴스, 틱톡, 유튜브 촬영도 피팅룸 안에서 가능하다.

◆ 피팅룸 착장샷 찍는 2030...“바이럴 마케팅에 브랜드 체험 유리”

 

 


무신사 스탠다드 강남 플래그십스토어 모습 [사진출처 = 무신사]

패션기업들이 자투리 공간에 불과했던 피팅룸에 이처럼 공을 들이는 이유는 브랜드 체험을 위한 공간으로 피팅룸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오픈된 장소인 쇼핑 매장과 달리 피팅룸에서는 자유롭게 옷태를 살펴볼 수 있다”며 “그러면서 매장 직원이 옷에 대해 설명하는 것보다 고객 스스로 브랜드 체험을 충분히 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고 설명했다.

특히 SNS 활동을 활발히 하는 2030세대에서 피팅룸에서 새 옷을 입고 찍은 사진은 자유롭게 공유되고 있다. 이를 통한 바이럴 마케팅 효과가 상당하다. 일부 패션브랜드에서는 피팅룸 착장샷 공유를 브랜드 마케팅의 일환으로 간주해 관련 수치를 파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적으로 명품 브랜드들에서는 VIP고객들을 위한 피팅룸을 따로 만들어 제공해 왔다. 고급스러운 분위기 속 남다른 대접을 받길 원하는 고객들을 위한 마케팅의 일환이다.

이같은 마케팅이 최근 일반 브랜드까지 확산되는 추세다. 온라인에서 2030세대 사이 인기를 얻은 브랜드일수록 오프라인 매장 오픈시 차별 포인트로 피팅룸을 강조한다.

온라인 기반 패션 브랜드 관계자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출발한 패션 브랜드일수록 오프라인 매장을 낼 때 ‘와우(wow) 포인트’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며 “피팅룸이 그 예로, 온라인 쇼핑과 다른 차별성이 있어야 피지털(Phygital) 경험이 극대화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피지털이란 물리적인 공간을 의미하는 ‘피지컬(Physical)’과 ‘디지털(Digital)’의 합성어다. 물리적 경험과 온라인 쇼핑 구매의 장점을 결합한 경험을 말한다.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