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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카와현이 14년간 독자 개발해 엄격히 관리하는 품종
서울 백화점에서 버젓이 판매 … 감정 결과 유전자형 일치

 



첫 경매가가 포도 한 송이에 150만엔(약 1430만원)에 이르는 일본 이시카와현의 고급 포도 '루비로망(Ruby Roman)'의 묘목이 한국으로 유출됐다는 일본 내 보도가 나왔다.

7일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1995년부터 루비로망을 개발한 이시카와현이 지난 8월 서울 시내 백화점과 고급 슈퍼마켓 등 3개 점포에서 루비로망이라는 이름으로 팔리는 포도 3송이를 구입해 감정한 결과, 이시카와현산 루비로망과 유전자형이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시카와현은 포도의 생육기간을 고려했을 때 이미 5년 이상 전에 묘목이 유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루비로망 농가에 묘목 관리에 대해 조사했으나, 유출 경위나 원인을 밝혀내지는 못했다. 현은 엄격한 계약을 한 농가에 한정해 루비로망 묘목을 제공하고 있다.

루비로망은 이시카와현이 14년에 걸쳐 독자적으로 개발한 품종으로, 포도 한 알의 무게가 20g 이상으로 크고, 당도가 18도 이상에 달한다. 2012년부터 수출을 시작해 홍콩·대만·싱가포르 등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일본 내에서도 루비로망의 인기는 높아 아베 신조 전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 총리도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신문은 다만 한국의 '가짜' 루비로망은 일본 생산품에 비해 모양이 고르지 않고 빛깔도 곱지 않다고 보도했다. 포도알도 더 작고 당도도 떨어져 16.7도에 불과했다. 이시카와현은 뒤늦게나마 각국에서의 루비로망 상표 출원을 서두르고 있는데, 대만에서는 이미 등록을 마쳤고 한국 등 47개국에서는 상표 등록을 위해 준비 중이다.

일본의 명품 포도가 외국으로 유출된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2016년께 유출된 샤인머스캣에 대해 만약 품종 등록을 미리 했다면 연간 100억엔(약 953억원) 이상의 허가료를 받을 수 있었을 것으로 추산했다. 현재 샤인머스캣은 국내는 물론 중국에도 급속히 보급돼 중국의 샤인머스캣 재배 면적은 일본의 약 30배에 이른다.

국립종자원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2020년 최초로 루비로망 생산·판매를 위한 신고등록이 있었고, 지난해에는 17개, 올해 8월까지는 25개 농가가 재배 신고를 했다. 또 특허심판원은 지난 8월 말 전남의 한 업자가 보유하고 있던 '루비로망(ruby roman)' 상표권을 무효로 했는데, 이 업자는 2019년 9월 상표등록을 했다. 현재 국산 루비로망은 한 송이당 8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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