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국왕 하랄드 5세의 딸 마르타 루이스 공주와 그의 약혼남 듀렉 베넷. ⓒ AFP=뉴스1
마르타 루이스 루이스(50) 노르웨이 공주가 무속인 약혼자와 함께 대체의학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왕실의 의무를 포기하기로 했다고 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노르웨이 왕실은 이날 성명을 통해 "공주는 왕실 후원자 역할을 포기할 것이며, 현재로서는 더 이상 왕실을 대표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하랄드 5세 국왕의 뜻에 따라 공주로서의 작위는 유지한다"고 밝혔다.
또 하랄드 5세 국왕의 장녀인 루이스 공주가 약혼자 미국인 듀렉 베넷(47)과 결혼하면 왕실의 일원이 되겠지만, 왕정을 대표하거나 칭호를 갖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루이스 공주는 지난 6월 자신을 주술사라고 주장하는 베넷과 약혼했다. 실제로 베넷은 귀네스 팰트로를 비롯해 할리우드 배우들의 영적 조언자로 유명하다.
그러나 베넷은 2019년 사람들이 암에 걸리는 것은 행복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등 주장을 늘어놓은 책 '스피릿 해킹'을 발간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아울러 자신의 웹사이트에서 코로나19 극복에 도움을 줬다고 주장하는 '스피릿 옵티마이저'(Spirit Optimizer)라는 이름의 메달을 판매했다.
루이스 공주 역시 영적인 것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때 죽은 이의 영혼을 볼 수 있고 천사와 소통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2019년에는 '공주와 무속인'이라는 주제로 순회강연을 열어 개인 사업에 공주 지위를 이용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노르웨이 국왕 하랄드 5세의 딸 마르타 루이스 공주와 그의 약혼남 듀렉 베넷. ⓒ AFP=뉴스1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루이스 공주와 베넷은 왕실과의 관계를 소셜미디어(SNS) 채널과 미디어 제작 및 상업 활동에서 이용하지 않겠다고 공표했다.
이와 관련 노르웨이 왕실은 "그들의 상업 활동과 왕실을 구분하는 경계선을 더 명확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노르웨이 보건당국에 깊은 신뢰를 갖고 있다"며 의학지식과 과학적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자 루이스 공주는 성명에서 "연구 기반 지식의 중요성을 알고 있지만, 좋은 삶과 신체적·정신적 건강의 요소들을 연구보고서 하나로 요약하기는 쉽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어 "영성과 친밀감, 요가와 명상, 따뜻한 손, 침술 등이 중요한 보충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사적인 사람으로서, 다른 한편으로는 왕실의 일원으로서의 나를 구분 짓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느꼈다. 나의 개인적인 견해를 다른 누군가가 대신 답변해주길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공주와 왕실을 보는 대중의 시선은 싸늘하다. 지난 9월 여론조사에서 노르웨이 국민의 17%가 현재 왕실에 대해 낮은 평가를 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루이스 공주와 베넷을 그 이유로 꼽았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