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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전 이래 가장 큰 후퇴 이유는
전략요충지로 9월 러영토 편입
드니프로 강 서안 고립 우려 후퇴
러군 사령관 “더는 보급 활동 불가”
親러 괴뢰정부는 주민에 ‘대피령’
젤렌스키 보좌관 “철수 판단 일러”
‘동절기 이동·시가전 준비’ 분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러시아 보건부 산하 연방생물의학청(FMBA) 75주년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지난달 5일 서명·선포한 러시아로의 병합지역 중 1곳인 우크라이나 헤르 손시에서 러시아군이 철수를 결정했다. 헤르손주에서 완전 철수는 아니지만, 9개월 가까이 되어가는 전장에서 러시아군의 가장 큰 후퇴라는 평가다.[타스]

우크라이나를 침공 중인 러시아군이 지난 3월부터 장악하고 있던 전략적 요충지 남부 헤르손주에서 부분 철수하고 방어선을 새로 구축하기로 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주도 헤르손시가 있는 드니프로 강 서부에서 군대를 철수하라고 명령했다고 타스통신 등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군이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가장 큰 후퇴이자, 전쟁의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로이터 등 서방 외신들은 평가했다.

러시아 국방부가 이날 공개한 전황회의 영상에서 러시아군 우크라이나 지역 합동군 총사령관인 세르게이 수로비킨은 “더는 헤르손시에 보급 활동을 할 수 없다”며, 드니프로 강 서안 지역에 있는 부대가 고립될 우려가 나오며, 강의 동쪽에서 방어를 굳히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보고했다.

이에 쇼이구 장관은 “부대의 철수를 시작하고 인력과 무기, 장비를 드니프로 후방 쪽으로 안전하게 이송하는 데 만전을 기하라”고 명령했다.

헤르손은 러시아가 2014년 강제병합한 크름(크림)반도와 연결된 전략적 요충지이자, 동부 도네츠크·루한스크, 남부 자포리자 등 3개주와 함께 지난 9월에 러시아 영토로 편입을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 일방적인 병합을 선포한 지역이다.

영토 탈환을 목표로 하는 우크라이나군은 대규모 반전 공세를 펼쳐 지난달 이곳에서 러시아 점령지 약 500㎢를 수복했으며, 주도 헤르손시를 향해 전진하고 있었다. 수세에 몰린 지역 친(親)러 괴뢰 정부는 지난달 19일 주민 대피령을 내렸다. 이날 공교롭게 지역 친러 정부인 헤르손주 군민합동정부 부수장 키릴 스트레모우소프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헤르손주 군민합동정부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같이 알렸다. 스트레모우소프는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는 선전전을 해온 인물이다.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요충지 헤르손주의 주도 헤르손시에서 철수를 명령한 가운데 헤르손 지역 최전선에서 우크라이나 군인이 2S7 피온 자주포를 발사하고 있다. [로이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의 철군 발표에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적은 우리에게 선물을 주지 않고 선의의 제스처도 하지 않는다. 우리가 모두 쟁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므로 우리는 감정 없이, 불필요한 위험 없이, 우리의 땅을 모두 해방시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아주 신중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로이터 통신에 “일부 러시아군이 아직 헤르손주에 주둔하고 있어 철수했다고 이야기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트위터에도 “행동은 말보다 목소리가 크다”라며 “러시아가 싸우지 않고 헤르손을 떠난다는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라고 썼다. 하지만 고전하는 러시아군이 헤르손주에서 완전 철수할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이 경우 러시아군이 겪게 될 전략적·심리적 타격이 심각할 것이라는 관측도 뒤따른다. 친러 성향이 짙은 헤르손에서 완전 발을 뺀다는 건 푸틴 대통령에게도 정치적인 상처다.

헤르손주는 러시아 우방국 벨라루스를 거쳐 우크라이나를 가로질러 흑해로 향하는 드니프로 강 하구에 위치해 있어 흑해 연안으로 가는 교통 요충지다. 물자가 오가는 중요한 지역이기에 러시아군이 헤르손주 내 남은 지역을 지키기 위해 동절기를 의식해 전략적으로 이동한 것이거나, 혹은 맹렬한 시가전을 준비할 가능성이 동시에 제기된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러시아군의 철수를 두고 “우크라이나군이 영토를 해방하는 모습은 고무적”이라면서 “우크라이나군이 거둔 승리는 용맹한 그들의 것이지만 영국, 나토 등의 지원 역시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벤 월리스 영국 국방부 장관과 함께 영국 동남부의 우크라이나군 훈련소를 방문하고,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회담을 했다.

이후 영국 국방부는 겨울철 우크라이나군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며, 우크라이나군에 지대공 미사일 1000기 추가 전달을 곧 완료한다고 밝혔다.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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