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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100발에 전국 암흑·통신장애…이웃나라 몰도바까지 정전
G20 개최일에 미사일 공습 재개…젤렌스키 "우리는 살아남을 것"

 

러시아 공습 받은 르비우에서 솟아오르는 연기
(르비우 로이터=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을 받은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 하늘에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2022.11.15 [email protected]


러시아가 15일(현지시간) 키이우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대규모 미사일 공습을 재개했다고 로이터,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지난달 말 이후 약 보름 만의 대규모 공습으로, 이날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날이다.

이날 우크라이나에서는 동북부 하르키우, 서부 르비우, 북부 지토미르, 동부 수미를 비롯해 각지 주요 도시 에너지 기반시설이 공격을 받으면서 전국적으로 정전이 발생했다.

키릴로 티모셴코 대통령실 차장은 성명에서 "러시아 테러리스트들이 에너지 기반시설에 또다시 계획적 공격을 가했다"며 "키이우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밝혔다.

그는 전국적으로 최소 12개 지역이 공습을 받았고 15개 에너지 시설이 손상됐으며, 이로 인해 700만여 가구가 정전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국영 전력기업 우크레네르고는 "특히 피해가 심한 북부와 중부 지역의 모든 전기 공급이 차단됐다"며 "키이우에서도 특별 비상 단전 조처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대규모 미사일 공격으로 인해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비상 단전 조처가 내려졌고, 키이우는 최소 절반 이상 지역의 전기가 끊어졌다"고 텔레그램을 통해 밝혔다. 또한 지역의 주거 건물 3채가 공격을 받아 1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키이우 시내의 공습 피해 현장
(키이우 AFP=연합뉴스) 러시아가 15일(현지시간) 키이우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규모 미사일 공습을 가했다. 키이우 시내 공습 피해 현장에 소방 및 구조대가 출동했다. 2022.11.15 [email protected]


전국 각지에서 대규모 통신 장애도 발생했다.

인터넷 감시단체인 넷블록스는 "우크라이나가 심각한 인터넷 장애를 겪고 있다"며 "실시간 통계에 따르면 전국 인터넷 연결이 이전에 비해 67%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각지에서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오후 늦은 공습 이후 해가 지면서 작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헤르만 할루센코 에너지부 장관은 이번 공습이 러시아의 침공 이후 에너지 시설에 가해진 최대 규모 폭격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가 이날 우크라이나 전역에 발사한 미사일이 약 100발이라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가 크림대교 폭발 사건에 대한 첫 보복으로서 지난달 10일 미사일 84발을 발사한 것을 훌쩍 넘는 규모라고 공군은 설명했다.

게다가 이번 공습으로 인해 이웃 국가 몰도바에서도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안드레이 스피누 몰도바 인프라부 장관은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스템에 대한 러시아의 폭격으로 우리나라에 연결되는 전력선 중 하나가 차단되면서 전국적으로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며 "전력선은 안전을 위해 자동 차단된 것으로, 현재 전력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걱정스러운 표정의 키이우 시민들
(키이우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가 15일(현지시간) 키이우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규모 미사일 공습을 가했다. 키이우 주민들이 공습 피해 현장을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2022.11.15 [email protected]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상 메시지에서 "러시아는 미사일 폭격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모든 것을 복구할 것이다. 우리는 살아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트위터에서 "러시아가 젤렌스키 대통령의 G20 연설에 새로운 미사일 공격으로 대응했다"며 "테러리스트는 결국에는 항상 패배한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G20 연설에서 헤르손시 수복을 2차 세계대전 노르망디 상륙작전일인 '디-데이'에 비유하면서 전쟁의 분수령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지난 11일 우크라이나의 계속된 공세에 밀린 끝에 남부 헤르손시를 비롯한 헤르손주 드니프로강 서안에서 철수했다.

외신은 이에 대해 키이우 수성과 하르키우 탈환에 이은 우크라이나의 최대 전과라고 평가했으나, 크렘린궁은 '국방부의 결정'이라며 공식적인 언급을 자제했다.
 

헤르손주 카호우카 댐

한편 러시아는 이날 헤르손주의 드니프로강 서안에 이어 동안 일부 지역에서도 행정부의 철수를 시작했다.

헤르손주의 친러시아 행정부는 텔레그램에서 우크라이나군의 포격에 노출된 노바 카호우카시에서 행정부 및 시립기관 직원들이 도시를 떠났다고 밝혔다.

다만, 친러 행정부 외 군 병력의 이동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노바 카호우카는 헤르손주의 드니프로강 동안에 위치한 도시로, 이 지역을 우크라이나가 차지할 경우 전쟁 이후 처음으로 헤르손주에서 드니프로강을 건너게 된다.

특히 노바 카호우카와 강 서안을 잇는 카호우카 댐은 헤르손시에 있는 안토노우스키 다리를 제외하면 헤르손주에서 드니프로강을 건널 수 있는 유일한 길목이다. 안토노우스키 다리는 최근 러시아군이 헤르손시에서 철수하면서 폭파했다.

 

 

(이스탄불=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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