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교사로 근무시 결혼사실 숨기고 수차례 성관계
아동학대 혐의로 징역형 집유 확정…교직서도 파면
피해 제자 및 부모, 손배訴도 제기…2000만원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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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담임을 맡았던 남자 고등학생 제자와 수차례 성관계를 맺은 40대 여성 교사가 피해 제자와 부모에게 수천만원을 배상하게 됐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민사22단독(성준규 판사)은 전직 교사 A씨가 피해 제자와 부모에게 총 2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인천 지역 모 고등학교 교사였던 A씨는 2019~2020년 자신이 담임을 맡았던 학생 B군(당시 17세)과 사귀며 수차례 성관계를 했다. 남편과 자녀까지 있던 A씨는 B군에게 자신을 미혼이라고 속이기도 했다.
이 사건은 B군 부모의 신고로 드러났다. A씨는 B군 부모가 자신의 집을 찾아오자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B군 부모로부터 부적절한 관계 가능성을 전해 듣고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입건하고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
A씨는 수사과정에서 성관계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B군의 폭행으로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아동학대범죄 처벌 특례법을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입건 후 업무에서 배제됐던 A씨는 기소 후 파면됐다.
수사단계에서 혐의를 부인하던 A씨는 법정에선 혐의를 인정했다. 그는 “깊이 반성하고 있고 죄송하다. 평생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담임교사로 성적 가치관이 아직 정립되지 않은 피해자와 여러 차례 성관계를 맺었다”며 “피해자가 큰 정신적 충격을 받았고 피해자의 부모가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징역 5년 등을 구형했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사회봉사 160시간, 성폭력치료강의 80시간 수강과 함께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에 대한 5년간의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법원은 “담임교사로서 피해 아동과 성관계를 해 성적 학대행위를 한 죄책이 무겁다. 피해 아동의 성적 가치관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항소했지만 형은 그대로 확정됐다.
형사재판에서 A씨의 형이 확정된 후 B군과 부모는 “성적 학대행위로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 5000만원을 배상하라”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성적 학대행위 정도가 결코 가볍지 않았지만 두 사람이 당시 연인관계로 지냈던 점 등을 고려했다”며 배상액을 2000만원으로 책정했다. A씨와 B군 측 모두 항소하지 않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