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적게, 더 짧게”…전력난에 불 끄는 유럽의 크리스마스

by 민들레 posted Nov 23, 202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올킬루오토 원전 3호기 / TVO

 

유럽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핀란드의 원자로 올킬루오토 원전 3호기(OL3)가 급수 펌프 손상 문제로 가동을 잠정 중단하게 됐습니다. AFP 통신은 원자로 운영사인 TVO가 OL3의 정상적인 전력 생산이 내년 1월 말에야 가능하다고 밝혔다고 현지시각으로 21일 전했습니다.

OLS는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핀란드 전체 전력의 20%에 달하는 규모의 전력을 생산해냈습니다. 그동안 핀란드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서방 제재에 반발한 러시아가 유럽행 천연가스의 공급을 옥죄면서 부족해진 전력을 이 원자로에서 충당해왔기 때문에 핀란드의 올 겨울철 전력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 겨울철까지 계속되는 전력난에 '불 끄는' 크리스마스

핀란드뿐 아니라 다른 유럽 국가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습니다. 매년 연말이면 화려한 전구 장식으로 거리를 꾸미는 유럽이 올 크리스마스에는 LED로 전구를 바꾸고 전구 수는 줄이고 전등 시간은 더 짧게 바꾸고 있습니다. 이례적인 가뭄 등 기후 위기로 발전소 가동률이 떨어진데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에너지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전력 수요가 많은 겨울을 나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한 겁니다.
 

크리스마스 장식을 한 영국 런던의 거리 / AP


■ "더 적게, 더 짧게" … 영국·프랑스·독일·덴마크·스위스도 에너지 절약

연말이면 천사와 사슴 모양 등 다채로운 전구 장식으로 아름다운 영국 런던의 옥스퍼드 거리는 점등 시간을 8시간으로 대폭 줄였습니다.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장식의 전구까지 LED로 모두 바꾸면서 전력 사용량을 3분의 2로 줄일 계획입니다.
 

크리스마스 장식을 한 프랑스 파리의 거리 / AFP


프랑스도 동참했습니다. 프랑스 최대 크리스마스 시장이 열려 '크리스마스의 수도'라는 별명을 가진 스트라스부르도 LED로 조명을 바꿨고 동부 뮐루즈도 점등 시간을 오전 10시에서 오후 5시로 늦춰 전력 소비량을 35% 가까이 줄이기로 했습니다. 파리 샹젤리제 거리도 지난해의 절반으로 과감하게 조명 장식을 줄였습니다.

독일의 거리도 조금 더 어두워집니다. 매년 10월 말부터 다음 해 2월 말까지 크리스마스 전구를 환하게 밝혔던 브레멘도 올해는 한 달 늦게 불을 켜고 한 달 빨리 불을 끄기로 했습니다. 뒤셀도르프도 점등 시간을 15시간에서 5시간으로 줄입니다.

덴마크 코펜하겐도 주요 쇼핑가의 연말 점등 시기를 2주 뒤로 미루고 점등 시간도 기존 16시간에서 6시간으로 10시간이나 줄였고 스위스 취리히의 대표 쇼핑가인 반호프스트라세도 점등 시간을 평소의 절반인 5시간까지 줄입니다.

이례적인 전력난 상황에서 올 겨울을 무사히 보내기 위해, 유럽은 예전보다 조금 더 어두운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됐습니다.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