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력망을 겨냥한 러시아의 공격이 계속되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국제사회에 올 겨울 시민의 생존을 위한 도움을 요청했다.
22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프랑스 시장협회에서 한 화상 연설에서 “크렘린은 이번 겨울 추위를 대량살상무기로 바꾸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겨울에서 살아남고 러시아가 추위를 공포와 굴복의 도구로 바꾸는 걸 막기 위해 우리는 많은 것이 필요하다”면서 발전기와 의료장비, 지뢰제거 지원 등을 요청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러시아의) 테러행위에 맞서 우리 마을과 공동체를 지원하기 위한 매우 구체적인 도움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날 우크라이나 전력망을 겨냥한 러시아의 공격이 지속되면서 수백만 명의 우크라이나 시민이 올 겨울 생명의 위험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700차례가 넘는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반시설의 절반가량이 파괴되거나 망가져 시민 1000만 명이 정전 피해를 겪고 있다.
지난 겨울 피란길에 나선 우크라이나 주민. 연합뉴스
우크라이나의 겨울은 추위가 혹독해 일부 지역은 기온이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당국은 키이우 등지에서 수백만 명이 최소한 내년 3월 말까지 전력과 수도공급이 끊긴 채 생활해야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지난주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반시설 공격은 우크라이나가 협상 의지를 보이지 않은 데 따른 결과라는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의 발언을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미 재무부는 우크라이나 구호를 위해 45억 달러(6조1000억 원)를 추가 지원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재닛 옐런 재무 장관은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한 직접적 재정 지원을 위해 45억 달러를 추가로 지출할 것”이라며 “이는 향후 몇주내에 전달될 예정이며, 러시아의 불법적 침공에 맞서고 있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재정 안전성 강화를 위해 이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무부는 지원 자금이 병원 및 교사, 사회보장 요원, 공무원 등 임금 지급을 비롯해 공적 서비스 부문에 충당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이로써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직접 제공한 재정 지원은 총 130억 달러(약 17조6000억 원)에 이르게 됐다. 옐런 장관은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한 다른 기부도 권장한다”며 “경제적 지원 뿐 아니라 재무부와 미국 정부는 제재 동맹을 포함해 푸틴의 전쟁 기계를 약화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백악관은 이달 초 의회에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377억 달러(약 50조원)를 포함한 추가 예산을 요청하기도 했다.
국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