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배럴당 80달러 밑으로 하락했지만
러시아산 가격 상한제 유가 변동성 키울듯
지난 17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철수한 우크라이나 헤르손의 한 주유소에 차량들이 주유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 뉴스1
국제유가가 최근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지난 9월 중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2월 인도분은 전거래일 대비 0.44%(0.35달러) 떨어진 배럴당 79.7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북해산 브렌트유도 1월 인도분이 0.17달러 떨어진 87.4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유가 떨어지는데.. 트레이더들은 반등에 베팅
이처럼 유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도 트레이더들의 시각은 다르다.
최근 에너지 전문매체들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시장에 심한 변동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배럴당 20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베팅을 하고 있다.
주요7개국(G7) 국가들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 상한제를 준비하고 있으며 다음달 5일부터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 타개를 위해 러시아산 원유가 계속 시장에 유입되게 놔두되 대신 석유 판매 수익이 줄어들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G7은 가격 상한제를 통해 러시아산 원유를 계속 구매하고 있는 인도와 중국을 끌어들이겠다는 의도였으나 두나라는 동참하지 않고 계속 사들이겠다는 태세다.
러시아산 수입 규제로 불확실성 커져
석유 전문가들은 가격 상한제가 국제 석유시장을 심각한 불확실성에 빠뜨릴 것이 거의 확실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 이상으로 상승하는 것에 베팅을 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발해 EU가 다음달부터 해상을 통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고 2개월 뒤에는 석유제품 수입도 금지한다는 방침이다.
석유시장 애널리스트들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G7의 가격 상한제와 유럽연합(EU)의 금수로 12월부터 글로벌 원유 공급량이 하루에 10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현재 주요 수출국들인 OPEC+는 감산을 진행 중이고 미국의 셰일 석유 생산은 저조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을 보면 유가가 크게 상승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원유 금수조치, 유럽경제 둔화시킬 수도
또 석유수출국기구(OPEC)은 EU의 러시아산 원유 금수가 에너지 공급 차질을 심화시키고 유럽 경제를 둔화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였던 지난 3월에도 세계 주요 석유 트레이더들이 올 연말까지 국제유가가 배럴당 200달러를 넘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산 원유 공급을 장기간 받지 못할 것이며 그 공백을 OPEC+ 소속인 아프리카 산유국이나 미국의 셰일 석유로는 채울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 원유에 대한 제재가 계속 거론되는 한 국제유가 200달러대 상승 제기는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