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장식에 칼 갈았다…신세계 이어 올핸 이곳이 떴다

by 민들레 posted Nov 28,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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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정 롯데백화점 비주얼부문장 인터뷰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의 크리스마스 장식이 화려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사진 롯데백화점


“온라인몰이 급성장하면서 백화점 업계가 살아남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디자인을 선택했습니다. 상품은 온라인에도 있지만, 오프라인 공간에서 직접 추억을 쌓는 것은 다르니까요. 백화점이 크리스마스 장식에 보다 공들이는 이유입니다.”

정의정(48) 롯데백화점 비주얼부문장(상무보)은 지난 24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전국 32개 롯데백화점 점포의 크리스마스 비주얼을 총괄한 정 부문장은 이번 장식의 키워드로 ‘클래식’을 꼽았다. 최근 유통가가 젊은 층을 집중 공략하고 있지만, 롯데는 오히려 모든 연령대를 타깃으로 삼았다. 정 부문장은 “크리스마스만큼 클래식이 어울리는 시즌은 없다”며 “가족과 연인, 친구 단위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정의정 롯데백화점 비주얼부문장이 본점 정문의 빨간색 대형 커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롯데백화점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의 크리스마스 장식이 화려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사진 롯데백화점


이번 롯데백화점 크리스마스 장식의 핵심은 서울 중구 소공동 본점 외관에 길이 100m, 3층 높이의 대형 파사드를 구축한 것이다. 구조물 전체를 트리와 조명으로 꾸미고 쇼윈도를 설치했다.

정 부문장은 “옛날 감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전통적 백화점 로망인 쇼윈도를 부활시켰고, 그 안에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활용해 핀란드 크리스마스 요정 ‘똔뚜’를 넣었다”며 “정문 입구의 빨간색 대형 커튼과 1층 ‘컨시어지 데스크’의 리얼 마네킹에서도 아날로그적 감성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백화점 장식 대전에서 롯데는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올해는 투자에 공을 들였다. 정 부문장은 경쟁사인 현대백화점 디자인팀장을 맡고 있다가 올 초에 영입됐다. 현재 백화점 업계에서 비주얼·디자인 영역을 개별 부문으로 운영하고, 담당 임원이 있는 곳은 롯데가 유일하다.
 

지난 20일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외벽에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꾸민 불빛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MZ세대 사이 ‘인증샷 성지’로 떠오른 신세계는 올해도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 중구 회현동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이번에도 건물 외벽을 대형 스크린으로 활용해 지난 19일부터 ‘매지컬 윈터 판타지(Magical Winter Fantasy)’라는 주제로 미디어 파사드를 선보이고 있다. LED 칩은 지난해 140만 개보다 배 이상 늘어난 350만 개를 사용했다.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 5층 사운즈포레스트에 조성된 'H빌리지'의 모습. 사진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더현대 서울 5층 사운즈포레스트와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역센터점 정문 광장에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통나무집·조명 등 다양한 조형물로 구성한 ‘H빌리지’를 만들었다. 단순 전시가 아닌 고객이 머물고, 즐기며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정 부문장은 “소비자들이 디자인 영역에서 기대하는 눈높이가 상당히 높아져서, 백화점들은 경쟁적으로 장식을 강화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롯데백화점 본점은 외관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긴 형태의 건물이어서 단점이라고 했는데, 올해는 이를 오히려 장점으로 부각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파사드를 따라 걸으며 쇼윈도 앞에서 사진 찍고, 화려한 조명을 즐기면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남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일 크리스마스 조명으로 화려하게 외벽을 꾸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시민들이 추억을 남기고 있다. 뉴스1


한편 백화점의 ‘장식 경쟁’은 매출 확대로도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15일 크리스마스 장식 점등 후 지난 23일까지 롯데백화점 본점의 저녁 시간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0% 증가했다. 정 부문장은 “매년 12월이 되면 고객들이 ‘이번 롯데 쇼윈도엔 뭐가 나올까’라고 기대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희망”이라고 덧붙였다.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