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억 펜트하우스 주인 장윤정, 숙박료 내야 '한강' 본다…왜

by 민들레 posted Nov 29,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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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장윤정씨가 펜트하우스를 분양받은 것으로 알려진 여의도 생활숙박시설 앙사나 레지던스 여의도 서울 조감도.

 

 

[안장원의 부동산 노트] 장윤정 여의도 53억 펜트하우스 뭐길래


최근 가수 장윤정씨가 50억원이 넘는 서울 여의도 초고층 부동산을 분양받았다는 소식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며 화제가 됐다. 매수인과 대상 부동산 모두 장안의 관심을 끌 만했다. ‘국민 가수’가 어려운 부동산 시장에서 50억원이 넘는 부동산을 샀기 때문이다.

엔터테인먼트 수입이 상당해 50억원이 넘는 부동산을 살 장윤정씨의 자금력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을 것 같다. 분양가가 53억원이고 장윤정씨가 분양가인 10%인 5억3000만원을 내고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용산 고급주택인 나인원한남을 50억원에 매입해 살고 있다.
도대체 어떤 부동산일까. 여의도 옛 NH증권 사옥 자리에 들어서는 ‘앙사나 레지던스 여의도 서울’이다.

분양 사이트에 따르면 높이가 249.9m(57층)다. 63빌딩(249미터)보다 1m가량 높고 서울에서 롯데월드타워(123층, 555m) 다음으로 높은 여의도 파크원 타워1(69층, 333m)보다는 낮다.

전용 40~106㎡ 348실이다. 지난 2월 착공했고 4년 뒤인 2026년 10월 준공 예정이다.

장윤정씨는 꼭대기 층 펜트하우스를 샀다. 최상층인 51~56층(57층은 인피니티풀·라운지 등)에 층마다 2실씩 들어서는 전용 106㎡다.

분양 사이트 설명을 보면 침실 둘(셋까지 확장 가능), 화장실을 갖추고 천장 높이가 일반 아파트보다 60㎝ 정도 더 높은 2.95m다.

분양공고에 따르면 106㎡ 분양가가 56억3000만~59억9000만원(공급면적 기준 3.3㎡당 1억1000만~1억2000만원)으로 나와 있다. 53억원이라는 보도와는 다소 차이 난다.

매체는 “한강을 영구 조망할 수 있어 선점한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의 분양 관계자 멘트를 인용했다.

그런데 장윤정씨가 한강 조망을 선점할 수 있어도 늘 감상하지는 못할 것 같다. 이 부동산이 주거용이 아니기 때문이다.

단지명의 ‘레지던스’가 풍기듯 법적으로 생활숙박시설이다. 주방 등을 갖춰 생활할 수 있는 호텔인 셈이다.

과거 관련 규정이 모호해 주거용으로 사용되기도 했지만 정부가 지난해부터 주거로 이용하는 것을 엄격히 제한했다.

분양공고에도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른 생활숙박시설로 주택법이 적용되는 주택이 아니고 주택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전입 신고해 집으로 쓸 수 없다.
 

손님이 자고 머무르는 영업용 건축물


분양공고가 설명하는 대로 ‘손님이 잠을 자고 머물 수 있도록 취사시설 등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업용 건축물’이다.

분양 계약자는 준공 후 숙박업 등록을 하고 위탁업체를 통해 영업해야 한다.

생활숙박시설 분양 조건이 대개 일정한 기간만 계약자가 이용할 수 있고 나머지는 위탁업체가 숙박시설로 운영해 수익을 계약자에게 돌려주는 식이다.

장윤정씨 역시 1년 중 불과 며칠 정도만 이곳에서 한강 조망을 즐길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장 기간 이상으로 수시로 이용하려면 일반 투숙객보다는 조금 저렴하겠지만 숙박료를 내고 써야 한다”고 말했다.
 

앙사나 레지던스 여의도 서울 펜트하우스 내부(분양 사이트 그래픽).

 

실마다 구분 등기돼 있어 몸값이 올라가면 시세차익을 보고 팔면 되겠지만 그 전에는 잠깐씩 들러 호텔처럼 쓰며 운영 수익을 받는 수익형 투자 상품이다.

장윤정씨는 투자 측면에서 보면 평가액이기는 하지만 용산 아파트로 '대박'을 터뜨렸다. 같은 크기가 지난해 말 40억원 오른 90억원까지 올라 거래됐다. 올해 거래는 없다.

여의도 생활숙박시설 투자로도 ‘대박’을 낼지는 불확실하다. 부동산 경기가 꺾이는 와중의 초고가 상품이고 관광객 감소 등으로 도심 호텔이 잇따라 문을 닫고 있는 가운데 숙박시설 투자성이 밝지만 않기 때문이다.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