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하시마(端島, 일명 ‘군함도’) 탄광 등 근대 산업시설에서 이뤄진 조선인 강제노역에 대한 불충분한 설명을 보완하라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요구에 다시 ‘조선인 차별이 없었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오늘 자 산케이신문을 보면, 일본 정부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전날까지 내도록 한 세계유산 ‘메이지(明治) 일본의 산업혁명유산’ 보존 상황 보고서에서 “국가총동원법에 근거한 국민 징용령은 모든 일본 국민에게 적용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인과 조선인이 같은 ‘일본’ 국민으로 대우를 받았고, 조선인에 대한 차별은 없었다는 기존의 역사 왜곡을 되풀이한 것입니다.
또 강제노역 역사를 정확히 설명하라는 지적에는 “성실하게 이행하고 있다”는 억지 주장을 반복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군함도가 독일 나치의 수용소와 유사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해외 전문가 견해를 인용해 “나치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부정했습니다.
아울러 세계유산위원회가 지난해 7월 군함도 등을 다룬 도쿄 산업유산정보센터에 조선인 관련 설명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강한 유감’을 표명한 것과 관련해서는 “진지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산케이는 “일본 정부가 출처가 명확한 자료와 증언에 기초해 군함도의 역사를 다음 세대에 계승하겠다는 생각을 나타냈다”며 “정부는 보고서 내용에 따라 내년 3월까지 산업유산정보센터 전시 내용을 변경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약 500쪽 분량의 보고서에 조선인 노동자 설명 외에도 군함도 정비와 다른 유산들의 보존 상황 등에 관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추후 이 보고서를 공개하고, 내년 회의에서 심의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조선인이 강제노역에 동원된 또 다른 장소인 니가타현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사도광산 추천서에서 유산의 대상 기간을 16∼19세기 중반으로 한정해 의도적으로 조선인 강제노동을 배제하고 유산의 ‘전체 역사’를 외면하는 꼼수를 부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