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러 석유 없이 살아야…평가 마치는 대로 대책 공개"
우크라, 합의 환영 "러 경제 파괴될 것…상한액 더 낮춰야"
러시아 알메티예프스크의 유전
러시아가 자국산 원유 가격 상한액을 배럴당 60달러(약 7만8천원)로 제한하기로 한 서방의 합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전날 합의 내용에 대해 "우리는 이 상한선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그러면서 "상한제에 대한 준비가 마련됐다"며 "상황 평가를 마치는 대로 어떻게 대응할지 알리겠다"고 설명했다.
미하일 울리야노프 오스트리아 빈 주재 러시아 대사는 트위터에 "올해부터 유럽은 러시아 석유 없이 살게 될 것"이라며 상한제 도입 국가에 대한 석유 공급 중단 방침을 재확인했다.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텔레그램을 통해 "이 같은 조치가 필연적으로 불확실성을 증가시키고 원자재 가격 상승을 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현재의 위험하고 불법적 수단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산 석유에 대한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는 합의를 반기면서도 상한액을 더 낮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번 합의에 대해 "우리는 언제나 목표를 달성하고 러시아 경제는 파괴될 것이다. 러시아는 모든 범죄에 책임을 지고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텔레그램에서 밝혔다.
다만, 그는 "합의액이 30달러(약 3만9천원)라면 러시아 경제를 더 빨리 파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유럽연합(EU)은 러시아의 전쟁 자금 조달을 어렵게 하기 위해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액을 배럴당 60달러로 설정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현재 러시아 우랄산 원유 가격인 배럴당 70달러(약 9만1천원) 선보다 10달러(약 1만3천원) 정도 낮은 수준이다.
미국과 일본, 영국이 포함된 주요 7개국(G7)과 호주도 EU가 결정한 러시아 원유 가격 상한제에 동참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5일부터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가 시행되고, G7과 EU, 호주는 상한액을 넘는 가격에 수출되는 러시아 원유에 대한 보험과 운송 등 해상 서비스를 금지한다.
한편 페스코프 대변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추후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를 방문할 것이라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그는 관련 질문에 "그곳은 러시아 연방의 영토다. 당연히 적절한 때 방문할 것"이라고 답했다.
러시아는 9월 말 동부 도네츠크·루한스크(러시아명 루간스크)주와 남부 헤르손·자포리자주 등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를 자국령으로 합병했으며, 푸틴 대통령이 이들 지역을 추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탄불=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