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기 키우기에 역부족…260조 투자에도 저출산 해결 못해"
아리랑 뉴스 유튜브 캡처 |
한국이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약 260조원을 투입하고서도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다.
한국은 최근 한국이 세웠던 세계 최저 출산율 기록을 깼다. 11월에 발표된 수치로 한국 여성이 평생 낳을 평균 자녀 수가 0.79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안정적인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2.1명에 한참 못 미치고 평균 1.6명으로 알려진 미국과 1.3명으로 알려진 일본 등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는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해도 낮은 수치이다.
고령 인구가 늘어나며 연금 제도를 뒷받침해 줄 노동 인력이 부족한 한국에겐 더 큰 문제를 야기한다.
젊은 층이 가정을 꾸리는 것을 망설이는 것엔 높은 부동산 가격이나 교육 비용과 같은 더 경제적 불안 등의 이유가 있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돈을 투자하더라도 이는 역대 정부가 해결할 수 있는 능력 밖이라는 것이 입증됐다고 CNN이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 문제를 단순히 경제적 문제로만 보기보다 접근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윤석열 대통령이 한 보육원을 방문해 지난 16년 동안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2000억 달러(약 260조원) 이상이 사용됐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CNN은 지난 5월 윤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서 특별히 다른 해결책을 내놓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위원회를 설치하고 신생아들에 대한 더 많은 재정적 지원을 약속하는 등 전임자들이 내놓은 방안들과 비슷했다. 윤석열 정부에 따르면, 1살 이하의 아기를 가진 부모들의 월 양육비는 현재 30만 원에서 2023년에는 70만 원으로, 2024년에는 100만 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전문가들은 현재 '돈만 쏟아붓자'라는 접근법이 너무 일차원적이라며 아이의 일생 동안 지속적인 지원을 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전했다.
예비 부모들을 망설이게 하는 건 사회적인 시선도 한몫을 한다고 CNN은 전했다.
한국에선 기혼 부부들이 아기를 갖는 건 매우 당연하게 여기는 반면 한 부모 가정에 대해서는 아직 시선이 곱지 않다는 것이다. 미혼 여성은 시험관 아기 시술(IVF)을 받을 수 없다. 이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는 동성 결혼 등과 같이 전통적이지 않은 커플들을 인정하지 않으며 미혼 커플들이 아이를 입양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이런 다양한 문제들로 인해 미혼을 선택한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미혼으로 살고 출산을 하지 않기로 결심한 젊은이들의 트렌드에 대한 책을 쓴 이진송 씨는 진화가 더딘 가부장적 사회에서 아이를 갖는 것이 여성에게 얼마나 압박감을 주는지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결혼, 출산, 육아는 여성들에게 너무나 많은 희생을 요구해왔다. 그래서 그들은 결혼하지 않고도 잘 살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사회가 변화함에 따라 육아에 더 참여하고 싶어 하는 남성들도 증가했지만 한국의 회사 문화는 아직 이를 완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서류상으로는 육아 휴직을 쓰는 사람들이 증가했지만, 이를 마음 편하게 쓸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승진하는 사람들은 대개 가족을 우선시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CNN은 한국에서 퇴근 후 업무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고 언급했다. 퇴근 후에는 '팀 빌딩(team-building)'이라는 회식 문화가 있다. 그러나 이를 참여하지 않으면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따가워 사람들은 이런 자리를 거절하는 것도 힘들어한다. 이로 인해 일하는 부모들이 육아에 참여할 시간도 줄어드는 것도 문제라고 여겨진다.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