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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팅 앱을 통해 만난 미성년자 2명을 무인 모텔로 데리고 가 술을 먹인 뒤 성관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 3명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9일 서울고법 형사11-1부(부장판사 송혜정 황의동 김대현)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준강간) 혐의로 기소된 A씨와 B씨,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특수준강간) 혐의로 기소된 C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A씨 등은 2018년 10월 채팅 앱을 통해 알게 된 여중생 D양과 E양을 만나 자신들의 차량에 태워 경기도의 한 무인 모텔로 데리고 가 ‘술 마시기 게임’을 하며 D양 등에게 계속 술을 마시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A씨는 D양과 B씨와 C씨는 E양과 성관계를 맺었는데, 피해자들이 “하지 말라”고 소리치는 등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이들은 강제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 등 3명에 대해 술에 취해 심신상실 상태에 있는 피해자들을 강간했다며 준강간과 특수준강간 등 혐의로 기소했지만, 1·2심 재판부 모두 이를 기각했다.
1심 재판부는 “(범행 과정에서) 협박이나 자유의사를 제압할 정도의 위력 등이 없었는지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다”면서도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사건 당시 피해자들이 심신상실 상태에 있었다는 점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범행 당시 피해자들이) 술에 취하긴 했지만 거동이 가능했고 주변 상황 인식, 의사 표시 능력을 어느 정도 유지했다고 보인다”며 “검사 제출 증거로는 형법에서 말하는 항거불능 상태에 이르렀다거나 피고인이 이를 이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해자가 당심에서 진술한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취지의 진술은 이 사건에서 5주 정도 지난 시점에 피해자 본인이 한 진술과 차이가 있어 그대로 믿기 어렵다”며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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