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12월22일 발생한 스코틀랜드 팬아메리칸월드항공 여객기(팬암기) 테러. AFP연합뉴스
미국이 1988년 ‘스코틀랜드 팬아메리칸월드항공 여객기(팬암기) 테러’ 피의자의 신병을 사건 발생 34년 만에 확보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검찰청은 1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 “용의자 아부 아젤라 마수드가 미국에 구금돼있다는 소식을 팬암기 테러 유가족이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스코틀랜드 검찰과 경찰은 영국 및 미국 정부와 협력해 계속 수사할 것”이라고 했다. 미 법무부도 마수드의 구금 사실을 인정하며 “그는 워싱턴DC 연방법원에 출두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팬암기 테러(로커비 테러)는 1988년 12월21일 영국 런던에서 출발해 미국 뉴욕으로 가던 팬암기 103편 항공기가 스코틀랜드 로커비 상공에서 폭발해 추락한 사건을 일컫는다. 당시 승객 243명과 승무원 16명이 모두 숨지고, 지상에서도 11명이 사망했다. 조사 결과 화물칸에 있던 폭탄으로 인해 기체가 산산조각난 것으로 파악됐다. 영국에서 벌어진 테러 중 가장 치명적인 테러로 기록됐다.
영국과 미국 합동 수사팀은 리비아의 알 카다피 정권을 배후로 지목했다. 1991년 미국 연방 검찰은 리비아 공작원인 압델 바세트 알리 알 메그라히와 라멘 칼리파 피마 등 2명을 기소했다. 메그라히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가, 전립선암에 걸려 풀려난 뒤 2012년 숨졌다. 피마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번에 미국에 구금된 마수드 역시 카다피 정권 정보요원 출신으로, 미 법무부는 2020년 12월 마수드를 팬암기 테러에 사용된 폭탄을 제조한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미국이 마수드의 신병을 어떻게 확보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지난달 말 마수드가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자택에서 무장괴한들에게 납치됐다는 리비아 현지 언론 보도가 나온 바 있다.
마수드는 이 사건 관련 용의자 중 미국에서 재판을 받는 첫 번째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팬암기 테러로 남편을 잃은 스테파니 번스타인은 “그가 미국에서 재판을 받게 돼 매우 감사하다”고 밝혔다.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