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결혼지옥'
'결혼지옥' 의붓딸 아동 성추행 사건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익산경찰서는 해당 사건과 관련해 여러건의 고발을 접수했으며, 경찰 조사를 진행 할 예정이다.
지난 19일 방송 된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이하 '결혼지옥)에서 전파를 탄 7세 의붓딸 신체접촉 장면이 논란이 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한 재혼 가정의 고민이 담긴 '고스톱 부부' 편이 전파를 탔다.
문제가 된 장면은 사연 여성의 남편이 7살 의붓딸과 놀아주는 장면이다. 남편은 7살 의붓딸이 거절 의사를 표현함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엉덩이를 찔렀고, 품에 의붓딸을 안고 놓아주지 않는 등의 행동을 했다. 아이는 "싫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고 아내도 만류했지만 남편의 강제 애정표현은 이어졌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유난히 촉각이 예민한 애들이 있다. 그런 애들은 뽀뽀하는 것을 되게 싫어한다"며 "친부여도 조심해야 할 부분이고, 새아빠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방송 이후 의붓 아빠의 애정 표현이 성추행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시청자들은 '결혼지옥'이 아동 성추행 장면을 그대로 방송에 노출시킨 것 아니냐며 비판을 쏟아냈고, MBC 소통센터 공식 홈페이지 내 'MBC에 바란다' 게시판을 통해 프로그램 폐지를 요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논란이 계속되자 MBC는 20일 문제의 장면을 다시보기 서비스에서 삭제했다.
하지만 방송심의위원회에도 관련 민원이 이어졌다. 방송통심심의위원회에는 21일 오전 10시 기준, 결혼 지옥'과 관련한 민원이 2900여건 접수됐다.
해당 아동이 살고 있는 전북 익산경찰서는 아동 성추행 관련 신고가 여러건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익산 경찰서 측은 "'결혼 지옥' 관련한 내용을 여성청소년팀에서 사건 접수했다"라며 "해당 사건은 전북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서 조사할 예정이다"이라고 전했다.
방송을 통해서 해결되지 않은 고민이, 경찰 조사까지 받게 된 것이다.
한편 이날 '결혼지옥' 제작진은 공식입장을 내고 사과했다. 제작진은 "'고스톱 부부'편을 보고 해당 부부의 딸을 걱정하셨을 모든 분에게 깊이 사과드린다. 논란 이후 곧바로 시청자 여러분에게 제작진의 입장을 전달해 드렸어야 하나, 출연자들의 방송 후 상황과 입장을 파악하고 관련 내용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소요됐다"라며 "해당 영상이 제작진의 의도와 달리 재가공 및 유통되어 출연자 가족에게 상처가 되는 일을 막기 위해 영상을 먼저 수정할 수밖에 없었던 점, 널리 양해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제작진은 "아내는 남편을 아동 학대로 경찰에 신고한 상태였고 남편은 그런 아내의 행동에 수긍하지 못하고 있어 갈등의 골이 깊었다. 이에 제작진은 해당 가정의 생활 모습을 면밀히 관찰하고 전문가 분석을 통해 '누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했다"라며 "이 과정에서 부부의 문제점 분석에만 집중한 나머지, 시청자분들이 우려할 수 있는 장면이 방영되는 것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 방송 후 이어진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을 접하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다. 해당 아동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지 못하고 많은 분께 심려를 끼친 점, 다시 한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희 제작진과 오은영 박사는 이 가정과 아동의 문제를 방송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지원하려 한다. 아동에게 심리적 어려움이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오은영 박사와 함께 전문적인 검사와 치료적인 도움을 제공할 예정이다"라며 "오은영 박사는 약 5시간 동안 진행된 녹화 내내 남편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며 매우 단호하게 비판하고 변화를 촉구했다. 그러나 그 내용이 뒷부분에 집중되고 상당 부분 편집되어, 오 박사 및 MC들이 남편의 행동에 온정적인 듯한 인상을 드린 것 역시 제작진의 불찰이다. 앞으로는 실제 녹화 현장에서의 분위기가 온전히 시청자 여러분께 전달될 수 있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라고 덧붙였다.
제작진의 사과에도, 프로그램 폐지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과연 해당 사건의 경찰 조사는 어떻게 진행될지, '결혼지옥'은 계속해서 방송 될 수 있을지 주목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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