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AFPBBNews=뉴스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평화 협상론'을 꺼내 들었다. 종전을 위해 우크라이나와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러시아는 크리스마스에도 군사적 위협을 멈추지 않았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국영방송 로시야1 인터뷰에서 "우리는 수용 가능한 해법에 대해 모든 관련 당사자들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하지만 협상 성사 여부는 우크라이나에 달려 있다. 협상을 거부하는 것은 우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1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한 다음 날에도 협상을 통한 조기 종전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여러 번 말했듯이 적대행위의 심화는 불필요한 손실로 이어진다"며 "모든 무력 충돌은 어떤 방식으로든 외교적 협상을 통해 끝난다. 조만간 전쟁의 모든 당사자가 앉아서 합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측이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평화를 위해 주권, 자유, 영토를 놓고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장의 종전 협상은 선택지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푸틴 대통령 역시 협상을 원한다는 말과 달리 전쟁에 대한 태도엔 변화가 없어 신중론이 제기된다. 전쟁이 길어지자 병력 훈련과 재정비, 탄약 생산 등을 위해 협상을 이용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푸틴 대통령은 전쟁 종식을 협상할 의사가 있다는 징후를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도 우크라이나 전쟁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푸틴 대통령은 "나는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믿는다. 우리는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지키고 있다"며 "시민을 보호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했다.
더불어 "근본적 문제는 러시아를 분열하려는 이들의 정책에 있다"며 전쟁을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탓으로 돌렸다. 서방과의 지정학적 갈등이 위험 수위에 도달했는지 묻는 말엔 "그렇게 위험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답했다.
러시아는 크리스마스인 이날도 우크라이나에 위협을 가했다. 러시아는 '혈맹'인 벨라루스 내 공군기지에서 전투기를 띄웠다.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전역에 공습경보를 발령했다. 성탄 전야인 지난 24일에도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지역을 포격해 최소 16명이 사망하고 64명이 부상했다.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