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코빅타 천연가스 유전에 설치된 가스 파이프라인. 신화뉴시스
온화한 겨울을 맞을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이 최근 77% 하락했다. 유럽 가스 가격 지표인 네덜란드 TTF 가스 선물시장에서 27일(현지시간) 1월 인도분 가스 거래 가격이 전날보다 3.54% 하락한 메가와트시(㎿h)당 80.04유로로 마감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틀 전인 2월 22일 79.74유로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최고액을 찍었던 지난 8월 26일 1㎿h 당 약 346유로와 비교하면 약 77% 하락한 것이다. 본격적인 겨울철이 유럽에 왔으나 대부분 지역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이라는 예보가 나오면서 난방 수요가 높지 않을 것이 가격 하락의 주된 원인이다. 또 유럽 가스 비축량은 80% 이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대체재인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이 늘어 당분간 가스 가격은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유럽연합(EU)과 주요 7개국(G7) 등 서방은 러시아의 에너지를 무기화를 막기 위해 가스 가격상한제를 도입하자 러시아가 시행 국가에는 석유를 수출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타스연합뉴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방의 원유 가격 상한제를 준수하는 계약에 석유와 석유제품 판매를 금지한다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석유는 내년 2월 1일부터 7월 1일까지 5개월간 적용된다. 석유 제품 판매 금지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특정 상황에는 예외를 둬 중국과 인도 등에 석유를 판매할 여지를 남겨놨다.
가스 가격상한제는 이달 5일부터 EU, G7, 호주 등 27개국이 참여해 러시아산 원유 가격을 배럴당 60달러 이하로 제한한다. 이를 위반하면 해운사에 미국·유럽 보험사 보험을 이용할 수 없다.
러시아가 석유와 석유 제품 수출을 금지할 것이라는 엄포에도 시장 반응은 동요가 없다. 북해 브렌트유 가격은 이날 선물시장에서 배럴당 84.33달러에 장을 마쳐 0.5% 오르는 데 그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가 서방만을 표적으로 삼아 파급력은 훨씬 덜할 것”이라고 봤다.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