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피소에서 배급받는 우크라 주민들 러시아가 ‘36시간 휴전’을 발표한 5일 우크라이나 전쟁 최대 격전지 동부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주민들이 러시아군의 폭격이 멈추자 우크라이나 정교회 자선단체가 마련한 대피소에서 지원 물품을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정교회 크리스마스 명분 내세워
젤렌스키 “위선적… 전쟁 계속”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러시아군에 오는 6일 정오부터 7일까지 36시간 동안 공격을 멈추고 휴전하라고 명령했다. 전면적인 휴전 지시는 지난해 2월 전쟁 발발 이후 이번이 처음으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정교회 크리스마스 연휴 기념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위선적 행동”이라며 전투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모스크바 크렘린궁은 이날 성명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키릴 러시아 정교회 총대주교의 호소를 고려해 해당 기간 휴전 체제를 도입하라고 국방장관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앞서 키릴 대주교는 “6일 낮 12시부터 7일 밤 12시까지 휴전하고 정교회를 믿는 사람들이 크리스마스 이브와 당일 예배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러시아 정부에 요청했다. 러시아 정교회는 개신교·가톨릭 성탄절(12월 25일)보다 13일 늦은 1월 7일을 크리스마스로 기념한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정교회 크리스마스를 은폐물로 사용하고 있다”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영토를 떠나거나, 그들을 쫓아낼 때 전쟁은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 휴전 명령과 상관없이 전투를 계속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또한 “푸틴 대통령이 (한숨을 돌리려) 산소를 찾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
문화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