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준 웹툰 작가(더그림엔터테인먼트 대표) [박태준 작가 인스타그램]
“전직 얼짱, 쇼핑몰 대표, 1100억대 건물주, 웹툰 스튜디오 대표…. 도대체 못 하는 게 뭐야?”
웹툰 ‘외모지상주의’로 유명한 박태준 작가가 이번엔 100억원이 넘는 14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해 화제가 되고 있다. 그가 2017년 설립한 더그림엔터테인먼트(이하 더그림)는 ‘싸움독학’·‘김부장’·‘사형소년’ 등 다수의 인기 웹툰을 배출한 웹툰 스튜디오로, 박태준 만화회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더그림은 한국투자파트너스·네이버웹툰·신용보증기금·이노폴리스 등으로부터 140억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를 통해 유명 작가들과의 협업을 추진하고, 보유하고 있는 웹툰 지적재산(IP)을 활용해 영화·애니메이션·드라마 등 2차 창작물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박태준 만화회사 신사옥 [박태준 만화회사 공식 유튜브 채널]
아마추어 작가들을 지원하는 교육 사업을 확대해 앞으로 함께 할 작가를 양성하는 데에도 공을 들일 예정이다. 더그림 측은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기반으로 탄탄한 독자층을 확보한 더그림의 기업가치는 1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박 작가가 창업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09년 코미디TV의 예능 프로그램 ‘얼짱시대’에 출연해 ‘얼짱’으로 인지도를 쌓았다. 이후 ‘얼짱TV’, ‘꽃미남 주식회사’, ‘식신로드’ 등 다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연예계에서 이름을 알렸다.
박 작가는 2010년 지인인 전인우 씨와 함께 남성 의류 전문 쇼핑몰 ‘아보키스트’를 창업했다. 그가 2016년 한 방송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아보키스트의 연 매출은 한때 최대 30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7년 들어 매출이 83억원까지 급감했고, 2019년엔 간이회생을 신청했다.
얼짱 시절의 박태준 작가 [박태준 작가 트위터]
이 같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됐지만 박 대표는 “2018년 공동대표직을 사임했으며, 50%의 지분율에 따라 아보키스트의 채무 20억원 중 10억원을 변제했다”고 밝혔다. 박 대표가 의류 사업에서 미리 손을 뗀 건 웹툰에 집중하고자하는 의지 때문이었다.
그는 2014년 아마추어 창작자들이 자기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네이버웹툰 ‘도전 만화’에 도전장을 냈다. 스타 웹툰 작가 반열에 오르기까지 그는 방송 출연, 쇼핑몰 운영, 웹툰 제작 등을 여러 일을 병행하는 ‘N잡’ 생활을 했던 셈이다.
첫 작품이었던 외모지상주의가 큰 인기를 끌면서 정식 연재로 승격됐고, 수년간 인기 웹툰 1위를 자리를 지키면서 전 세계 누적 조회 수 91만회를 기록했다. 외모지상주의는 넷플릭스가 국내 웹툰의 IP를 이용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첫 사례이기도 하다. 지난해 12월 8일 공개됐다.
박태준 만화회사에서 배출한 인기 웹툰들 [박태준 만화회사 공식 홈페이지]
박 작가는 2017년 웹툰 스튜디오를 설립하며 웹툰 생태계 확장에 나섰다. 그는 학교에서 무시받던 주인공들이 일진에 맞서거나 생존 투쟁을 벌이는 소위 ‘일진물’에 강점을 갖고 있으며, 이러한 정체성을 다른 작품들에도 투영했다. 일각에선 박태준 만화회사에서 배출하는 작품들은 “박태준의 색채가 너무 짙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박 작가는 지난 5일 박태준 만화회사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2023년 공개되는 대형 신작들에) 혹시 제가 묻지 않을까, 박태준이 관여하지 않을까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전혀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제 만화 하기도 바쁩니다”라며 “잘 하는 작품은 잘 하는 작가, 스탭, PD들한테 맡기는 게 낫다”고 해명했다.
한편 박 작가는 빌딩 3채를 보유한 건물주로도 유명하다. 박 작가가 대표로 있는 제이스튜디오와 더그림엔터테인먼트는 각각 빌딩 2채와 1채를 보유 중이다. 세 건물의 시가는 무려 11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