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째가 생기지 않는 이상, 새로운 노래 계속 보여드릴 것 같아요. (웃음) 아껴놓은 곡들이 많거든요."
가수 별이 14년 만의 정규앨범 '스타트레일(Startrail)'으로 돌아왔다. 컴백을 앞두고 서울 마포구 상수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별은 "꿈만 같다"는 소감과 함께 데뷔 후 지난 20년을 돌아봤다.
'스타트레일'은 별의 궤적이라는 의미로 별이 그려온, 앞으로 그려갈 궤적을 담아낸 앨범이다. 메인 타이틀곡 '오후'와 서브 타이틀곡 '유어(You're)'를 중심으로 총 10곡의 노래들이 팬들의 오랜 기다림을 해소할 전망이다.
별은 "이렇게 오래 걸리게 될 줄은 몰랐다. 2022년이 20주년이라 기념 앨범으로 준비했던 건데, 기다려 주신 분들 앞에 '20년 차 가수'라고 얘기하기 면이 안 서는 부분이 있었다. 제대로 된 걸 보여드리고 싶어서 무리해서라도 정규앨범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타이틀곡 선정은 마지막까지 의견이 갈렸다. 별은 "바꿔말하면 모든 곡이 다 좋다는 것"이라며 "그 중 '오후'가 선정된 이유는, 14년 동안 저의 정규를 기다리신 분들께 '별이 돌아왔구나'를 알릴 수 있는 곡이기 때문이다. 반가움을 느낄 수 있을 만한 곡이다. 이번 앨범에는 발라드 말고 다른 느낌의 곡도 많다. 앞으로 여러 음악을 하고 싶다. 그래서 '스타트레일'은 '저한테도 이런 모습이 있다'는 걸 설득하는 과정이다"라고 밝혔다.
남편 하하 역시 '오후'를 가장 '별 다운 곡'으로 꼽았다. "이 곡이 제일 너야. 사람들은 이걸 기다렸어"라고 했다는 전언이다.
"남편은 저의 가장 큰 팬이자 모든 과정에서 힘이 되어줬던 사람이에요. 누구보다 제 앨범을 기다려줬어요. 결혼 전 바쁘게 활동하던 시절의 저를 아니까 항상 미안했다고 하더라고요. 결혼하고 집에 있는 걸 보고 고마워하면서도 늘 미안해했어요. 그래서 다시 무대 서고 노래하는 걸 누구보다 기다리고 응원해줬어요."
별은 2012년 결혼해 슬하에 2남 1녀를 두고 있다. 지난해에는 막내 딸 하송 양이 희귀병 길랑바레 증후군을 진단 받았다. 육아와 가수 활동 병행, 아이의 투병까지. 별은 순탄치 않았던 앨범 준비 과정도 돌아봤다.
다시 노래하는 기쁨을 찾고 싶었다는 별은 "앨범을 너무 내고 싶었지만, 하고 싶은 마음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다르더라. 가수 활동과 육아 두 가지를 다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아이들이 좀 더 크면, 조금만 더 크면 한다가 시간이 이렇게 흘렀다"라며 "엄마가 되고 나서 내 이름과 삶이 없어지는 것을 슬프게만 받아들이는 것이 과연 옳을까 싶었다. '마마돌' 출연이 용기를 갖게 된 계기였다. 그런 말 있지 않나.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가족들이 많이 응원해줘서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했다.
막내의 투병으로 지난해 10월 발매 예정이던 앨범도 미뤄졌다. 별은 "아이가 갑자기 아파 계획에 차질이 있었다. 사실 앨범이 못 나올 줄 알았기 때문에 마음이 고통스러웠다. 많은 분들, 특히 가족들이 고생해줘서 감사하게도 앨범이 완성됐다. 예전에는 알지 못했던 소중함과 특별함을 이번에 깨달았다"며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첫째 하드림 군은 어느새 11세가 됐다. 별은 "큰아들 드림이는 발라드를 듣지 않는다. '엄마는 왜 신나는 노래를 안 해?' 라고 묻더라. 그래도 이번 타이틀곡 '오후'를 만들 때 지대한 공을 세웠다. 노래를 듣더니 '엄마, 이쯤에서 한 번 터져줘야 할 것 같아'라고 조언해줬다. 덕분에 뺐던 애드리브 라인을 다시 넣게 됐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스타트레일' 10곡은 곧 별의 플레이리스트다. 별은 "장바구니 골라담듯 짰다"라며 "한 곡 한 곡 버릴 곡 없이 모두 다 좋다. 다 들어보시면 괜히 허세로 하는 말이 아니라는 걸 아실 거다. 굉장히 많은 고민 끝에 나온 곡들"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앨범에 실리지는 않았지만, 잠시 아껴둔 곡들도 많다. 올해에는 싱글이던 미니던 계속 좋은 음원들이 나올 것 같다. 넷째가 생기지 않는 이상 그럴 거다. 이 부분은 회사에서도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다"라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많은 분들이 추억 속에 제 노래가 있다고 해주실 때 가장 뿌듯해요. 앞으로도 여러분 인생에 계속 남을 수 있는 노래들을 많이 하고 싶어요. 발라드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고 제가 좋아하는 여러 가지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어요."
[마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