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라배마주 오거타카운티에선 화물 컨테이너 대피
이동식 주택들은 아예 하늘로 날아가
[ 셀마( 미 앨라배마주)= AP/뉴시스] 1월 12일 앨라배마주를 덮친 강력한 토네이도로 역사도시 셀마 시내의 주택 대부분이 토네이도로 산산히 부서진 모습.
미국 남부 앨라배나주를 강타한 겨울 토네이도로 가장 피해가 컸던 12일의 생존자들이 갖가지 대피 경험을 토로해 자연재해의 위력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해주고 있다.
AP통신은 앨라배마주 마버리 일대에서 토네이도를 피해 화물용 대형 컨테이너 등으로 화급히 대피한 생존자들의 경험담을 14일 자세히 소개했다.
앨라배마주와 조지아주를 휩쓴 토네이도의 통로였던 마버리지역의 한 자동차 엔진 기술자는 강풍이 자기 공장을 박살내고 이웃 사람 2명이 토네이도로 목숨을 잃었지만 가까스로 컨테이너 안으로 몸을 피해 목숨을 구했다.
데이비드 홀런(52)과 이웃 사람들은 이 지역에서 최소 9명을 죽인 거대한 토네이도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 급한대로 아무데나 대피해야 했다.
홀런은 달리 피할 데도 없는 데다가 차고 뒤의 거대한 화물용 컨테이너는 바닥을 콘크리트로 땅속 깊이 붙여 놓은 것이라서 안전할 것 같아 그 곳으로 뛰어들어갔다. 그런 다음 옆집 사람에게도 황급히 전화를 걸어 불러오려했지만 전화는 받지 않고 음성사서함으로 연결하라는 메시지만 들렸다.
토네이도가 지나간 뒤 밖으로 나와보니 홀런의 차고 건물은 산산조각이 나서 사라졌고 길 위에 옆집 사람이 쓰러져 죽어 있었다. 또 한 명의 이웃도 길 윗쪽에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홀런은 토네이도의 폐허인 가게 터에서 부서진 자동차와 박살난 유리창 파편, 부러진 나무와 건축 폐기물 더미 사이에서 언론 인터뷰를 하며 "우리는 큰 피해를 입고도 이렇게 살아있으니 운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같은 오토가 카운티에 사는 카페 운영자 레이아 존슨(54)은 트레일러 주택이 토네이도로 날아가 폐허가 되면서 원래 침실과 욕실, 부엌이 있었던 폐허 더미 위에 남아 있었다. 뒤 뜰에 있던 그네는 도로 건너편 가로수 사이 나무가지에 걸려있었고 집 앞에 놓여있던 물건들도 이웃집 정원으로 날아갔다.
그는 직장에서 일하던 중 집에 2살 손자와 함께 있는 딸에게 전화해서 토네이도에 대비해 대피하라고 알려주었다. 몇 시가뒤에 그는 다시 전화를 통해 아이와 엄마가 욕조 안에 대피해서 약간의 찰과상만 입고 무사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이번 토네이도는 최강급에서 2단계 아래인 EF3급 토네이도로 시속 218km의 소용돌이 강풍이 앨라배마주의 14개 카운티와 조지아주의 14개 카운티를 초토화시켰다고 미 국립기상청은 밝혔다.
오거타 카운티에서는 최소 12명이 다쳐서 입원했고 40개의 주택이 완파되거나 심각하게 파손되었다. 이동식 주택들은 아예 하늘 높이 빨려 올라갔다.
주민들은 지하실이나 토네이도 대피소, 욕조나 창고 등으로 몸을 피했다. 어떤 곳에서는 구조대가 옆집 건물이 덮쳐서 입구가 막힌 지하대피소 안에서 5명을 구조한 적도 있다. 이들은 갇혀 있었지만 부상은 당하지 않았다고 했다.
앨라배마주 남부도시 셀마 시내는 100여채의 주택이 부서지는 가장 혹독한 피해를 입었지만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다.
브라이언 캠프 조지아주지사는 앨라배마주 경계선 부근의 트루프 카운티가 최대 피해지로 100여채의 집이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화물 피해를 줄이려던 운송노동자 한 명이 목숨을 잃었고 5살 아이 한명이 차를 타고 가다가 쓰러진 가로수에 눌려 사망하는 등 곳곳에서 사망자가 나왔다고 캠프 주지사는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