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 "국대팀 우승 전처럼 농업계도 고통 공감"
아르헨티나 코르도바 바예스테로스 지역 옥수수밭 위를 찍은 항공사진. 리오넬 메시 얼굴 형상이 선명하다. 2023. 1. 20. ⓒ AFP=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아르헨티나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우승 열기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20일 AFP 통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한 옥수수 농장이 리오넬 메시의 얼굴을 밭에 디자인해 화제가 되고 있다.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북서쪽으로 약 500km 떨어진 코르도바의 한 시골마을 바예스테로스에 사는 농부 찰리 파리첼리가 그 주인공이다.
파리첼리는 AFP에 "메시가 월드컵에서 우승하든 못하든 농업계가 메시에게 바치는 공물처럼 계획한 것"이라며 "메시가 이룩한 것에 대해 신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 밭에 새겨진 메시 형상은 축구장 4개에 가까운 초대형 크기로, 위에서 볼 때만 메시 얼굴이 온전히 드러난다. 옥수수가 자라면서 더 많이 보인다는 게 파리첼리의 설명이다.
그는 "일종의 농업용 '문신'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지난달18일 (현지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서 프랑스를 꺾고 36년만에 정상에 오른 뒤 월드컵에 입을 맞추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옥수수밭에 어떻게 문신을 새겼을까. 비결은 바로 씨앗의 농도를 달리 하면서다. 파리첼리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트랙터는 어느 장소에 얼마만큼의 씨앗을 뿌려야 할지 정확히 안다"고 설명했다. 이 양을 조정해 명암을 만드는 것이다.
파리첼리에 따르면 소셜미디어 상에서 다른 농부들도 메시를 '심기' 위해 그의 오마주를 모방하고 장비에 업로드할 소프트웨어도 공유해갔다.
이렇게 해서 각지에 만들어진 메시 얼굴만 25개라고 파리첼리는 말했다. 총 5개 지역 옥수수밭에 골고루 흩어져 있다고 한다.
사실 아르헨티나 농업계는 올해 그 어느 때보다도 힘든 여름을 나고 있다. 라니냐 현상으로 극심한 가뭄이 중부 지역 비옥한 팜파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다.
파리첼리는 "농업계는 지금 고통을 겪고 있기 때문에 국가대표팀이 우승 전 겪은 괴로움을 공감한다"고 말했다.
17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주(州) 어레시페 인근 아레코강이 가뭄으로 인해 쩍쩍 갈라진 바닥을 드러냈다. 최근 심각한 가뭄으로 인해 아르헨티나 팜파스 초원지대 콩 생산량은 평년의 절반에 그쳤다. 2023.1.17. ⓒ AFP=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