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아파트 전경 /사진=양천구
서울 대표 학군지에 재건축 호재까지 있는 양천구 목동 일대 아파트가 경매 시장에서 10억원대로 곤두박질치자 응찰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매매시장에서 호가가 16억~20억원대인 가운데 경매 물건이 저가에 매수할 기회로 인식되면서다.
3차례 유찰돼 가격 8억대로 떨어지자…응찰자 45명 경쟁
22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서울 양천구 목동한신아파트 전용 84㎡가 10억6777만원에 낙찰됐다. 당초 감정가는 16억300만원이었으나 3차례 진행된 경매가 유찰되며 최저 입찰가가 감정가의 절반 수준인 8억2073만원까지 떨어졌다. 그러자 45명이 몰렸고, 가장 높은 가격인 10억6777만원을 써낸 응찰자가 낙찰받았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은 66%다.
목동현대아파트 전용 85㎡는 감정가가 15억2000만원으로 시작했으나 두 차례 유찰돼 9억7280만원까지 떨어진 이후에야 새 주인을 찾았다. 가격이 10억원 아래로 내리자 응찰자 6명이 나타났고 경쟁 끝에 11억5548만원을 쓴 응찰자가 낙찰받았다. 2~3위는 10억원대로 낙찰가를 적어냈다.
목동현대 전용 85㎡는 지난해까지 15억8000만원에 실거래됐고, 현재 호가는 13억~16억원을 부르고 있다. 가장 싼 매물인 13억원과 비교해도 경매 물건이 1억5000만원가량 더 저렴하다.
시세가 20억원이 넘는 목동신시가지5단지 전용 95㎡ 경매물건은 감정가 23억4000만원에서 약 6억원 깎인 14억9760만원까지 내리자 응찰자 17명이 나왔다. 최저가 보다 약 2억5000만원을 더 얹어 17억5250만원을 적어낸 응찰자가 최종 낙찰을 받았다. 목동신시가지10단지 전용 108㎡도 두차례 유찰 끝에 감정가 대비 5억원 깎인 14억5789만원에 낙찰자를 찾았다.
유찰돼 가격 하락 기다리는 현금보유자들…무주택도 '기회'
강남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나오고 있다. 44억9000만원에 감정가가 매겨진 강남구 삼성동 롯데캐슬프레미어 전용 213㎡는 한 차례 유찰돼 가격이 20% 깎이자 응찰자 4명이 경합해 38억6287만원에 최종 낙찰됐다. 이 물건 KB시세 기준 시세는 40억2500만원, 호가는 70억원에 달한다.
압구정 미성2차 전용 119㎡는 감정가보다 4억원 낮은 32억5000만원에 낙찰자를 찾았다. 현재 가장 호가가 낮은 매물은 44억3000만원, 가장 최근 실거래가인 2021년 34억5000만원과 비교해도 가장 저렴하다.
입지가 좋고 미래가치가 있는 물건의 경우 한 두차례 유찰되더라도 최저 입찰가보다는 높은 가격에 낙찰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저 입찰가보다 가격을 더 부르더라도 시세나 호가와 비교하면 수억원 이상의 자본수익을 얻을 수 있다. 지금은 주로 금리에 부담이 없는 현금보유자들이 경매에 나서고 있지만, 무주택자나 갈아타기를 준비하는 1주택자에게도 경매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평균적으로 2차례 유찰된 뒤 경쟁을 거쳐 낙찰되는 경우가 많다"며 "지금은 현금보유자들이 움직이고 있지만 특례보금자리론을 적용받을 수 있는 무주택자나 1주택자들에게도 경매가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