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률·셀린 송 등 한국계 감독 작품 두 편 경쟁 부문 진출
홍상수 감독
지난해 2월 1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72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소설가의 영화'로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홍상수 감독이 트로피를 들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홍상수 감독 신작 '물 안에서'(In Water)가 다음 달 열리는 제73회 베를린영화제에 인카운터스(Encounters) 부문에 초청됐다.
이로써 홍 감독은 '도망친 여자', '인트로덕션', '소설가의 영화'에 이어 4년 연속 베를린영화제에 이름을 올렸다.
영화제 메인 섹션인 경쟁 부문에는 재중 동포 2세인 장률 감독의 '섀도리스 타워'(The Shadowless Tower)와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 감독의 '패스트 라이브스'(Past Lives)가 이름을 올렸다.
베를린영화제 집행위원회는 2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카운터스 부문과 경쟁 부문 진출작, 스페셜 갈라 부문 초청작을 발표했다. 이날 회견은 온라인으로도 중계됐다.
인카운터스 부문에는 '물 안에서'를 포함한 16편이, 경쟁 부문에는 '섀도리스 타워'와 '패스트 라이브스'를 비롯한 18편의 작품이 선정됐다. 스페셜 갈라 부문에는 숀 팬·에런 코프만 감독의 '슈퍼 파워'가 초청됐다.
'물 안에서'는 홍 감독의 스물아홉 번째 장편이다.
알려진 정보는 많지 않지만, 제작사 영화제작전원사와 베를린영화제 집행위에 따르면 배우 신석호, 하성국, 김승윤이 출연하고 김민희가 제작실장을 맡았다.
카를로 샤트리안 영화제 예술감독은 "홍상수 감독은 소개가 필요 없다"면서 "('물 안에서'는) 평소처럼 군더더기가 없지만, 훨씬 강렬한 방식을 택했다"고 소개했다.
'물 안에서는' 베를린 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 상영)로 선보인 뒤 올해 상반기 국내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홍 감독은 '낮과 밤'(2008) 이후 이 영화제 경쟁 부문에만 6차례 진출해 '베를린영화제 단골'로 불린다.
영화 '도망친 여자' 포스터
이 가운데 '밤의 해변에서 혼자'(은곰상 여우주연상), '도망친 여자'(은곰상 감독상), '인트로덕션'(은곰상 각본상), '소설가의 영화'(은곰상 심사위원대상) 등 4편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경쟁 부문에는 한국계 감독 2명의 작품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장률 감독의 신작 '섀도리스 타워'는 중국 작품, 셀린 송 감독의 첫 장편 '패스트 라이브스'는 미국 작품이다.
베를린영화제 측은 '섀도리스 타워'에 대해 "올해 경쟁 부문에서 가장 복잡한 작품 중 하나다. 재밌으면서도 슬픈 영화"라고 설명했다.
'패스트 라이브스'는 유태오가 주연을 맡았다.
노라(그레타 리 분)가 캐나다로 이민하며 헤어졌던 친구 해성(유태오)과 20년 뒤 재회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송 감독의 개인적 경험에 기반한 작품으로, 서울·토론토·뉴욕 등 세 도시를 배경으로 한다.
'패스트 라이브스'는 21일(현지시간) 미국 선댄스 영화제에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돼 관객과 평론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샤트리안 예술감독은 "미국인을 비롯한 해외 관객이 좋아했던 만큼 여러분도 이 작품을 좋아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기대감을 표명했다.
올해 경쟁 부문에는 이 두 작품 외에도 신카이 마코토(新海誠) 감독의 '스즈메의 문단속'(Suzume), 크리스토프 호흐하우슬러 감독의 '틸 디 엔드 오브 더 나이트'(Till the End of the Night), 에밀리 아테프 감독의 '썸데이 위 윌 텔 이치 아더 에브리싱'(Someday We'll Tell Each Other Everything) 등이 초청됐다.
베를린영화제는 칸·베네치아와 더불어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힌다. 올해 영화제는 내달 16일부터 26일까지 열린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