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무관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중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내온 무리 중 유일하게 비혼주의자인 친구가 자신이 줬던 축의금의 약 4분의1에 해당하는 금액을 요구하며 40세 생일 기념 여행에 보태 쓰겠다고 하면 어떨까.
한 40대 직장인이 친구로부터 이와 같은 부탁을 받고 “이렇게 대놓고 돈 달라고 하는 건 좀 깬다고 해야 하나. 시대가 바뀌어서 나도 따라가는 게 맞는 건지 듣고 싶다”며 의견을 구하는 글을 온라인상에 올려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직장인 익명게시판 ‘블라인드’에는 ‘친구가 자기 결혼 안 했다고 여행 돈 보태달라는데’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 A씨는 “중학생 때부터 친구 B를 합쳐 5명이 친하게 지내고 있다”며 “친구 B는 어릴 때부터 비혼 선언을 했고 이 친구를 제외하고는 모두 결혼을 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축의금은 친구 B가 1명당 30~50만원씩 했었다”며 “문제는 이번 봄에 자기 해외여행 길게 간다고 우리한테 10만원씩 달라는 거다. 뿌린 만큼 거두진 않더라도 본인 40세 생일 기념 여행 가는데 그 정도는 받아도 될 것 같다고 한다”고 친구의 요구사항을 설명했다.
A씨는 “친구 B가 우리보다 훨씬 돈을 잘 벌고 돌잔치 등 선물을 챙겨준 적도 많기는 하다”며 “그런데 이렇게 대놓고 돈 달라고 하는 게 좀 깬다고 해야 하나”라며 친구의 제안이 쉬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반응이 엇갈렸다. 그동안 친구들의 경사를 살뜰히 챙겨온 친구 B에게 A씨가 너무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축의금에 돌잔치에 더해서 여러 번 선물까지 챙겨줬는데 나라면 10만원보다 더 줄 수 있을 것 같다. 저 친구 성향상 여행 갔다 오면 조그만 선물도 챙겨줄 것 같다”며 친구 B의 편을 들었다.
또 다른 누리꾼도 “겨우 10만원 달라는데 그게 그렇게 아까운가. 사회생활조차 ‘기브앤테이크’인데 30~50만원씩 챙겨준 친구에게 10만원 주는 게 아까워서 이런 글을 올리다니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도 있었다.
그러나 반대의 의견도 나왔다. “결혼식 뒤풀이는 결혼한 친구가 내고 했을 텐데, 오롯이 본인이 낸 돈만 생각하는 것 같다. 결혼식장에서 밥도 먹었을 텐데”라며 A씨 편을 드는 누리꾼도 있었다. 또 “줄 수는 있지만 10만원씩 달라고 액수를 정해서 말하는 게 싫다”, “축의금을 투자 개념으로 보기는 어렵지 않나” 등의 의견도 있었다.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