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터진 정경호, 미안하다 늦덕했다

by 민들레 posted Jan 2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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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터졌다.

데뷔 20년 차 배우 정경호가 ‘일타 스캔들’로 마침내 날개를 활짝 폈다.

2004년 KBS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역할 비중에 상관없이 빛나는 존재감을 드러내온 정경호. 그는 누가 뭐래도 이 구역 ‘믿보배’다. 신인시절부터 연기력 논란과 거리가 멀었던 배우, 어떤 역할을 맡아도 자기 몫을 200% 해내는 배우, 캐릭터에 따라 어떤 매력을 꺼내들어야 하는지 정확히 아는 영리한 배우가 아닌가. 큰 공백기 없이 꾸준히 열일을 이어가는 와중에 연기 스펙트럼도 광활했다. 누아르, 코미디, 멜로 등 다양한 장르에서 매번 새로운 얼굴을 꺼내들며 호평을 받아왔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의 묵직한 존재감과 빛나는 연기력이 작품의 흥행과 비례하지는 않았다. 모두가 인정하는 연기파 배우지만, 작품 운이 따라주지 않아 자신의 능력치에 비해 매번 저평가되곤 했다. 정경호의 이름을 내건 작품들 중 ‘빵 터졌다’ 말할 만한 히트작은 없었다.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과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로 뜨거운 사랑을 받긴 했지만, 이마저도 그를 1번 남주로 내세운 원톱물은 아녔다. 이렇다 할 간판 작품이 없다 보니, 강산이 두 번 바뀌도록 그의 이름 앞엔 ‘재발견’이라는 웃픈 수식어가 따라붙곤 했다.



그런 그가 tvN 토일극 ‘일타 스캔들’을 통해 데뷔 20년 만에 비로소 포텐을 제대로 터뜨렸다. 그가 맡은 최치열 역은 살벌한 입시경쟁 속 최고의 일타강사 ‘1조원의 남자’로 불리며 화려한 삶을 살고 있는 듯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하찮고 섭식장애를 가지고 있어 시청자들의 웃픔을 자아내고 있는 인물. 일타강사 최치역 역을 맡은 정경호는 딱 맞는 옷을 입은 듯 물 만난 고기가 되어 펄펄 날아다녔다.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까칠 매력은 말할 것도 없고, 훈훈한 비주얼에 프로페셔널한 면모, 무심한 듯 따뜻한 눈빛, 설렘을 자극하는 다정한 모습까지. 정경호 아닌 ‘최치열’은 상상할 수 없게 했다.

특히 실제 수학강사에 빙의한 듯 현실 고증 넘치는 그의 연기력은 안방의 몰입도를 치솟게 하는 꿀잼 포인트. 정경호는 이번 캐릭터를 위해 여러 일타강사의 강의를 직접 보고 들으며 역할 분석에 몰두했다고 알려졌다. 대본을 파고 또 파고, 판서를 위해 메모장이 깜지가 되도록 연습한 노력의 흔적이 작품 곳곳에서 묻어났다. 수학 공식을 읊어대며 막힘없이 칠판에 문제를 풀어내는 모습은 찐 일타강사 그 자체였다. 능수능란한 판서 실력에 포인트만 쏙쏙 뽑아내는 족집게 설명, MZ 세대 못지않은 신조어 사용 능력, 화려한 발차기 퍼포먼스까지. 현실감 넘치는 연기에 ‘대치동 일타강사를 집어삼킨 게 아니냐’는 반응이 쏟아지는 중.

광대를 한껏 치솟게 하는 로맨스 케미는 또 어떤가. 전도연과의 10살 나이 차이가 무색할 만큼 달달하고 간지러운 멜로 호흡으로 시청자들의 심장에 그린라이트를 켰다.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의 학부모인 남행선(전도연)에게 자꾸만 눈길이 가고, 본능적으로 끌리는 자신의 맘을 주체하지 못하다 결국 좋아하는 맘을 인정하고 마는 최치열의 모습은 안방 여심에 심쿵을 안기기 충분했다.



정경호의 열연에 힘입어 ‘일타스캔들’의 시청률도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4.0%로 출발해 4회 만에 7.6%까지 시청률이 치솟은 것. 주말 드라마 중 가장 늦게 시작했음에도 ‘법쩐’을 제치고 ‘대행사’를 0.1% 차이로 바짝 따라붙으며 ‘주말극 1위’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화제성도 싹쓸이했다. ‘일타 스캔들’은 방송 첫 주부터 TV화제성 드라마 부문 1위를 기록, 정경호는 TV화제성 드라마 출연자 부문 1위에 오르며 뜨거운 인기를 실감하는 중이다.

드디어 잭팟을 터트린 정경호의 하드캐리가 반갑다. ‘일타 배우’로 거듭난 정경호의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기대감이 고조된다.

 

 

[앳스타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