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새 무력충돌·총격·보복
총기 소지 면허 요건도 완화
이·팔 충돌 격화 긴장 고조
29일(현지 시간) 예루살렘 시민들이 유대교 회당 총격 사건으로 희생된 사망자들을 추모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간 충돌에 이어 동예루살렘에서 두 차례 총격 사건이 벌어지면서 중동이 또다시 폭풍전야를 맞았다. 자칫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충돌이 격화할 경우 세계의 화약고인 중동 전체가 무력 충돌 사태에 빨려 들어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28일(현지 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이날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요르단강 서안 지구에서 유대인 정착촌을 강화하는 내용을 포함한 보복 조치를 승인했다. 또 이스라엘인이 총기 소지 면허를 빠르고 쉽게 취득할 수 있도록 요건을 완화하기로 했다.
최근 이스라엘에서는 팔레스타인 청년 등의 소행으로 밝혀진 총격 사건 2건이 벌어져 최소 7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했다. 27일 저녁에는 동예루살렘 북부 네베야코브에 있는 유대교 회당 밖에서 무장 괴한이 신자들을 향해 권총을 난사해 7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했다. 이스라엘 경찰은 총격범이 동예루살렘에 사는 21세의 팔레스타인 청년이라고 밝혔다. 이 청년은 경찰과의 추격전 끝에 사살됐지만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의 일원이었다는 증거는 없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경찰은 총격범의 가족을 포함해 42명을 체포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이 사건 직후 “오늘 공격은 서안 지구의 무장 충돌에 대한 자연스러운 보복”이라며 사건의 배후를 자처하는 듯한 성명을 내놓았다. 이 사건 다음 날인 28일에는 동예루살렘 실완 팔레스타인 지구에서 13세 팔레스타인 소년이 총을 쏴 2명이 다쳤다.
이보다 앞서 26일에는 이스라엘군이 요르단강 서안 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세력과 충돌해 10명을 사살했다. 불과 3일 만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무력 충돌, 동예루살렘 총격 사건, 이스라엘의 보복이 연쇄적으로 일어난 것이다.
유대인 정착촌을 강화하려는 이스라엘 정부의 보복으로 양측 간 긴장은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대인 정착촌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정치적으로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문제다. 미국 등 국제사회는 점령지 내 유대인 정착촌 확대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반대했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정부는 지난해 말 출점 직후 정착촌 병합을 추진해왔다.
[서울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