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국 성장률이 1%포인트(p) 내려가면 한국 성장률도 0.2%p가량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9일 유엔(UN) 산하 기구들이 발표한 ‘2023 세계 경제 상황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UN 경제사회처(DESA)는 세계 경제 예측 모델을 근거로 중국 성장률이 1%p 하락할 경우 동아시아·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성장률도 0.06∼0.41%p 떨어질 것으로 추산했다.
한국은 0.2%p 중반대의 성장률 감소를 겪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보고서에 언급된 14개국(홍콩·대만 포함) 가운데 8번째로 큰 하락률이다. -0.4%p대 영향을 받는 국가는 싱가포르·베트남, -0.3%p대는 캄보디아·홍콩·브루나이, -0.2%p대는 대만·몽골·한국, -0.1%p대는 라오스·미얀마·말레이시아·필리핀·태국 등으로 추정됐다.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에서 컨테이너 선적 작업이 진행되는 모습./뉴스1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제로 코로나’ 해제와 부동산 경기 부양책 등에 힘입어 올해 4.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은 작년 3.0% 성장해 목표치(5.5%)에 크게 미달한 바 있다.
한국은 올해 2.0% 성장할 것으로 관측됐다. 보고서는 일본을 제외한 동아시아·동남아시아 개발도상국들은 전체적으로 4.4% 성장할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경제활동 재개 과정에서 중국의 난관 및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등을 고려할 때 아시아 경제회복 여건은 여전히 취약하며, 중국의 성장률이 기대에 못 미치면 이 지역 전체의 성장률도 전망치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중국과 각국의 금융·무역 관계를 고려할 때 중국의 성장률이 타국에도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며, 중국 경제의 회복이 이 지역 전체의 성장을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부동산 경기가 안정될 경우 중국에 건설 원자재를 수출하는 국가들이 혜택을 볼 수 있으며, 중국인의 해외 관광이 재개되면 관광 산업 비중이 큰 국가들에 호재라는 것이다.
특히 한국은 올해 중국의 본격적인 경제활동이 재개되면 무역 측면에서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한국은 작년 대중(對中) 수출(1558억1000만달러)이 4.4% 감소한 반면 수입(1545억6000만달러)은 11.5% 증가하는 등 중국과의 무역수지가 악화된 바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작년 11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실제로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하고 국경과 경제를 다시 개방한다면 우리에게 거대한 경기 부양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