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만 줄 세워 진행
중국이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기로 한 첫날인 1일 웨이하이 공항에서 외국인 입국자들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이 1일부터 한국발 입국자에 대해 공항 도착 후 코로나19 검사를 부활하면서 중국인을 제외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검역 강화가 보복성 조치임을 숨기지 않고 있다.
주중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날부터 한국발 도착 항공기 탑승객을 대상으로 입국 후 코로나19 검사를 시작했다. 이는 한국 정부가 중국인의 단기 비자 발급 중단 조치를 입국 전후 코로나19 검사와 마찬가지로 이달 말까지 연장하기로 한 데 따른 조치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개별 국가가 여전히 중국에 대한 차별적 입국 제한 조치를 고집하는 데 대해 유감스럽다”면서 “중국은 필요한 대등 조치를 취할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검역 강화 첫날인 이날 하루 중국에 도착한 항공기는 10편이다. 이들 항공기 탑승객은 공항 도착 직후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양성 판정이 나오면 자택이나 숙소에서 일정 기간 격리해야 한다. 그러나 입국자 검사는 중국인을 제외한 외국인만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입국자들은 검사 후 이동할 수 있지만 양성 판정 시 격리 장소나 기간 등 구체적인 격리 지침은 각 지역에서 자율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중 대사관 관계자는 “아직 한국발 입국자의 양성 사례는 파악되지 않았는데, 추후 상황에 따라 상세한 격리 지침 등을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이 한국발 입국자 대상 검사에서 내국인을 제외한 것은 이번 검역 강화가 중국발 입국자 규제에 대한 보복성 조치임을 더욱 분명히 보여준다. 현재 한국은 중국발 입국자에 대해 내국인이나 장기체류 외국인은 귀가 후 거주지 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하고, 단기체류 외국인은 공항에서 검사를 받은 뒤 결과가 나올 때까지 대기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달 초 이 같은 조치가 취해진 후 중국에서는 한국이 중국인들을 차별한다는 여론이 일었다. 중국 정부가 이를 의식해 유사한 방식으로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인만을 대상으로 입국 후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