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영공 진입 풍선 “中 정찰용”
스텔스 전투기로 미사일 쏴 격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서프사이드해변 상공에서 4일(현지시간) 중국 정찰 풍선이 격추된 뒤 바다로 떨어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정찰 풍선’을 격추한 미국의 대응에 대해 “강한 불만과 항의를 표한다”고 반발했다. 미국 정부는 자국 영토로 들어온 풍선을 정찰용으로 규정하고 영해로 나갈 때까지 기다린 뒤 스텔스 전투기로 격추했다.
중국 외교부는 5일 홈페이지에 성명문을 올리고 “미국이 무력을 사용해 민간 무인 비행선을 공격했다. 강한 불만과 항의를 표시한다”며 “중국은 검증을 거쳐 이 비행선이 민간용이고 불가항력으로 미국에 진입했으며 의외의 상황임을 이미 여러 차례 알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 국방부 대변인도 풍선이 지상의 사람들에게 군사·신변적으로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무력을 동원해 과잉 반응을 보인 것은 국제관례를 엄중히 위반한 것”이라며 “중국은 관련 기업의 정당한 권익을 단호히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정부는 지난달 28일 영공에 진입한 중국 정찰 풍선을 탐지했다. 지난 1일 미국 몬태나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격납고 상공에 도달했을 때 격추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풍선의 크기, 고도, 탑재된 정찰 장비의 추락 가능성에 따른 지상 피해를 우려해 격추를 즉각 시행하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이 풍선을 기상관측 기구라고 주장하고 있다. 풍선은 그사이 미국 본토 상공을 횡단했다. 미국에서 몬태나주는 중북부, 사우스캐롤라이나주는 동남부다. 미 국방부는 풍선이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영해로 이동한 현지시간으로 4일 오후 2시39분쯤 격추 작전을 수행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 북부사령부 소속 전투기가 이날 오후 사우스캐롤라이나 해안 영공에서 중국이 보내고 소유한 고고도 정찰 풍선을 성공적으로 격추했다”며 “중국이 미국 영토 전략시설 감시에 사용한 풍선은 우리 영해에서 격추됐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브리핑에서 “약 6만∼6만5000ft(약 18~20㎞) 고도에 있던 풍선을 버지니아주 랭글리 기지에서 출격한 F-22 스텔스 전투기가 AIM-9 공대공미사일 한 발을 발사해 격추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