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작년 동남아 관광객 비중, 中관광객의 9배… 달라진 명동 풍경
 

싱가포르 손님 맞는 외국인 노점상 - 2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에 있는 한 노점에서 싱가포르에서 온 한 관광객이 주문한 꼬치를 받고 있다. 이 노점은 ‘할랄’ 인증 마크를 붙인 채 무슬림인 우즈베키스탄인을 고용해 양꼬치를 팔고 있다. /고운호 기자


지난달 30일 오후 4시쯤 찾아간 서울 중구 명동의 중심가. 쇼핑몰 밀리오레로부터 명동예술극장에 이르는 약 300m 길이의 이 거리에는 닭꼬치와 호떡, 군밤 등 각양각색의 간식거리를 파는 노점 24곳이 영업 중이었다. 이 중 7곳은 눈에 잘 띄는 곳에 ‘할랄(Halal)’ 인증 마크를 내건 채였다. ‘할랄’은 아랍어로 ‘허용된 것’이란 뜻으로, ‘할랄 식품’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이슬람교도(무슬림)가 먹어도 되는 식품을 뜻한다.

물론 상당수 노점의 할랄 마크는 정식 인증을 받은 것은 아니다. 본래 정식 할랄 인증을 받기 위해선 이슬람 관계 기관에서 요구하는 특별한 도축 과정 등 엄격한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노점들은 “무슬림 동남아 관광객을 잡으려 ‘돼지고기를 안 썼다’는 취지를 담은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 사태 이전까지 명동을 먹여 살리는 것은 ‘유커’(중국인 관광객)였다. 하지만 최근 명동의 풍경이 변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관광객들이 코로나로 사라진 유커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 것이다. 한국을 찾는 전체 외국인 관광객 숫자는 작년 약 200만명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약 1443만)에 비하면 턱없이 적다. 하지만 관광객 비율만 따지면 중국 관광객은 2019년 전체의 약 33.9%에서 작년 3.3%로 줄어들었는데, 동남아 관광객은 같은 기간 13.1%에서 26.7%까지 늘었다. 중국은 코로나 사태가 심각한 반면, 다른 나라는 일상 회복이 더 빨리 진행된 여파다.
 


명동에서 닭꼬치를 파는 노점상 박모(43)씨는 작년 말부터 할랄 마크를 앞세우고 있다. 그는 “동남아에서 오신 분들이 크게 늘었는데,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사람 중에는 무슬림이 많다고 해서 할랄 마크를 달았다”고 했다. 아예 무슬림을 고용한 곳도 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무슬림 무라드(51)씨는 작년 가을부터 명동에서 양꼬치를 파는 아르바이트를 한다. 그는 “한국인이 파는 것보다, 내가 직접 할랄 음식을 팔면 같은 무슬림들에게 더 인기가 있다”고 했다. 또 이날 둘러본 여러 노점에는 ‘군밤’ ‘옥수수’ 등의 한국어를 영어나 중국어는 물론, 태국어나 베트남어로도 함께 번역해 둔 간판도 여럿 보였다.

동남아 관광객들 사이에서 소문난 한식당도 하나둘 나오고 있다. 이날 오후 6시 명동의 한 한식당은 7개 테이블 모두가 동남아 관광객들로 채워져 있었다. 이 식당은 한식을 이슬람 율법에 따라 도축한 할랄식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해졌다고 한다. 이날 이 식당을 찾은 무슬림인 인도네시아인 수푸리야디(27)씨는 “드라마를 보며 관심이 생겼지만 한국에 처음 오는 거라 음식에 대한 걱정이 컸는데, 할랄식 한식이 있어 안심이 됐다”고 했다.

명동의 여러 상점에서도 변화를 체감하고 있었다. 명동 화장품 가게 직원인 민채원(34)씨는 “외국인 손님이 하루에 30명 정도 물건을 사가는데 이 중 70~80%가 동남아 손님”이라고 했다. 액세서리 가게 직원 최창수(23)씨는 “코로나 전에는 중국인 손님이 대부분이었는데, 지금은 동남아 관광객이 하루에 50명 넘게 찾아와 전체 손님의 절반이 넘는다”고 말했다. 닭갈비집 사장 김용환(42)씨는 “동남아 무슬림들은 닭갈비 대신 주로 해물볶음밥과 어묵탕, 파전 등을 시켜먹는다”면서 “동남아 등 외국인 관광객 덕분에 코로나 이전의 60% 정도는 매출이 회복됐다”고 했다.

거리에서 동남아 국가 언어를 외치는 상인들도 보인다. 유커가 많을 때 중국말을 하는 점원을 거리에 세워 호객했던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거리에서 회오리감자를 파는 김모(35)씨는 동남아 국가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보면 각 국의 인사말을 외친다. 그는 “히잡을 쓰고 있으면 ‘앗살람 알라이쿰’, 태국인이면 ‘사와디캅’, 베트남인이면 ‘신짜오’를 외친다”며 “동남아 관광객들 반응이 무척 좋다”고 말했다. 명동 노점상 연합회 ‘명동복지회’ 총무 이강수(50)씨는 “태국어와 인도네시아어 등 기본적인 수준의 동남아 회화를 구사하는 가게 주인들도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


  1. '규모 7.8 강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지진 사망자수 912명으로 늘어"
    사망자 늘어날 가능성…국경 맞댄 시리아도 320여명 사망 큰 피해 1천㎞ 떨어진 카이로서도 '진동'…건물 붕괴 피해지역만 330㎞ ◇튀르키예 디야르바크르 지역에서 6일(현지시간) 지진으로 무너진 아파트 건물 6일(현지시간) 오전 4시 17분 튀르키예 남부를 강타...
    등록일: 2023.02.07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7
    Read More
  2. ‘뺨 때리고 다리 걷어차고 추행까지…’ 수위 넘은 의료현장 폭력
    춘천지법 의료진 폭행 사건 관련 판결문 분석 욕설, 폭행, 강제 추행 등 불법 행위 천태만상 10건 중 4건이 금고형 이상의 형 선고돼 엄벌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연합뉴스> 병원 응급실에서 의료진을 폭행하거나 욕설을 하는...
    등록일: 2023.02.07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16
    Read More
  3. 기시다 日총리, 비서관의 '동성 결혼 차별 발언' 사죄
    "불쾌감 느낀 분들께 사죄의 말씀"…정권에 타격 전망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6일 자신의 비서관이 동성 결혼에 대해 차별적으로 발언한 것과 관련해 사죄했다. 교도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당정 회...
    등록일: 2023.02.07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4
    Read More
  4. 아시아내 영향력 1위 美, 中과 격차 벌려…韓 7위
    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최근 3년 연속 감소하며 미국과의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제로 코로나’ 정책이 중국의 국제적 영향력 하락에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은 중국이 쇠퇴하는 동안 아시아 국가와의 동맹 복원과 외교...
    등록일: 2023.02.06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24
    Read More
  5. 해외 단체여행 재개에 中 들썩…관광특수 기대감
    中, 6일부터 20개국 단체여행 재개 비자 발급 중단 갈등 한국·프랑스는 제외 홍콩·마카오 공짜 항공권 풀어 관광객 유치 중국 관광객들이 4일 베이징의 국립수상스포츠센터(아이스큐브) 앞에서 베이징 동계올림픽 마스코트 빙둔둔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신...
    등록일: 2023.02.06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9
    Read More
  6. ‘특가 핫딜’ 육회 사먹고 수십명 설사·구토…“판매 중단”
    이커머스 업체 A사에 올라온 육회 후기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온라인 쇼핑몰에서 특가로 판매한 육회를 먹고 최소 수십 명이 복통과 설사 등 식중독 의심 증상을 호소해 제조업체 측이 조사에 나섰다. 피해 글은 지난 3일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에 처음...
    등록일: 2023.02.06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14
    Read More
  7. 중국, 6일부터 단체 해외여행 허용하는데…‘한·미·일 쏙 빼’
    6일부터 태국·베트남 등 해외 단체여행 시작 비자 마찰 한국·미국·일본 등은 제외 중국 정부가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코로나 19 검사를 실시한 1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중국 선양행 항공기 승객들이 탑승수속을 하기 위해 줄지어 서있다.(사진=연합뉴스)...
    등록일: 2023.02.06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10
    Read More
  8. 러 와그너그룹 "바흐무트 북쪽 지역서 치열한 전투"
    "끝까지 싸우고 있어" [바흐무트=AP/뉴시스]지난달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의 거리가 전투 여파로 파괴돼 있다. 2023.02.05. 러시아군을 위해 우크라이나 침공에 참전하고 있는 러시아 민간 용병그룹 와그너는 5일(현지시간) 바흐무트 ...
    등록일: 2023.02.06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8
    Read More
  9. “표값 못 냅니다”…아이 항공권 돈 내라는 말에 버리고 간 부부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공항 체크인 카운터에 아이를 두고 비행기를 타러 간 벨기에 부부가 현장에서 경찰에 인계됐다 풀려났다. 지난 2일(현지시각) CNN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텔아비브 국제공항에서 벨기에로 떠나기 위해 비행기 탑승구로 향하던 한 부부가...
    등록일: 2023.02.06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11
    Read More
  10. "미래 불안해" 코로나 저축 쌓아 놓는 일본인
    방역 조치 완화에도 저축 늘어 GDP 10%↑ 美 코로나 저축은 1년새 60% 이상 감소 일본에서 코로나19 대유행 동안 소비하지 않고 쌓아놓은 '코로나 저축'이 방역 조치가 완화됐음에도 계속 늘어나 국내총생산(GDP)의 10%가 넘는 수준까지 불어났다는 보도가 나왔...
    등록일: 2023.02.06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7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338 339 340 341 342 343 344 345 346 347 ... 447 Next
/ 4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