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업체 A사에 올라온 육회 후기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온라인 쇼핑몰에서 특가로 판매한 육회를 먹고 최소 수십 명이 복통과 설사 등 식중독 의심 증상을 호소해 제조업체 측이 조사에 나섰다.
피해 글은 지난 3일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에 처음 올라왔다. 작성자는 “1월 19일 XXX딜 육회 먹고 괜찮으셨나. 2주 만에 배송이 와서 어제 저녁에 먹었는데 장염 제대로 걸렸다. 하루 종일 설사 수십 번에 헛구역질 하고. 몸살 근육통까지 엄청 심해서 병원 처방받았다. 혹시나 하고 리뷰 봤더니 저 같은 분들이 좀 있더라. 다른 분들은 괜찮냐”고 물었다. 이후 “나도 여기 육회 먹고 설사했다” “장염 때문에 고생했다”는 글이 수십여개가 올라왔다.
또 다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도 해당 인터넷 쇼핑몰에서 주문한 육회를 먹은 뒤 설사와 구토, 복통 등에 시달렸다는 게시글과 댓글이 여러 건 올라왔다. 이들은 모두 “육회를 먹은 다음 날부터 온 가족이 사흘간 설사에 시달렸다” “설사와 오한이 심해 응급실에 다녀왔다” 등 비슷한 피해를 호소했다.
해당 제품은 에펨코리아 등에서 특가 상품을 소개하는 ‘핫딜’ 게시판에 지난달 6일 소개돼 여러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판매됐다. 소스와 고기 200g으로 구성돼 정상가 1만1500원, 할인가 1만810원에 팔렸다.
이커머스 업체 A사 플랫폼에서만 모두 2550건이 판매됐는데 지금까지 모두 75명이 식중독 피해를 신고했다. 육회는 진공 팩에 밀봉된 상태로 아이스팩과 함께 스티로폼 상자에 담겨 배송됐다. 배송에는 1∼2일이 걸렸다.
이커머스 업체 A사에 올라온 육회 후기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A사는 신고가 잇따르자 5일 오전 1시 판매를 종료했다. 육회를 만든 B사는 피해자가 속출한 만큼 6일 제품의 성분 검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체 관계자는 “구매자들에게 발송한 모든 제품은 도축한 지 3일이 되지 않은 고기로 만들어졌다”며 “성분 검사를 통해 자세한 원인을 파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접수한 피해 사례 가운데 식중독 진단을 받은 사람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업체 측은 “제품 포장지에 유통기한과 보관 방법을 안내했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다면 탈이 났을 수도 있다”며 “그러나 고객 편의를 위해 환불을 요청한 고객들에게 모두 환불을 해주고 있다”고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판매 중단을 권고하는 한편, 제조업체를 상대로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