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 절경 기대하고 찾은 그곳엔···흰눈 대신 선인장만

by 민들레 posted Feb 12,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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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로 부채선인장 증식
몽블랑 등 인기 탐방로도 통제


 

스위스 발레주의 경사면에 번식중인 선인장의 모습. <사진출처: 가디언>

 

알프스 산맥을 끼고 있는 스위스, 그 안에서도 최고의 청정지대로 꼽히는 발레주(州)가 날이 갈수록 무성해지는 선인장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지구 온난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1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발레주 곳곳에서는 부채선인장(Opuntia)이 증식하고 있다. 주도인 시옹에서는 부채선인장이 낮은 초목 지표층의 23∼3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해 발레주 자연보호국의 생물학자 얀 트리포네스는 “일부 지역에서는 선인장이 식물 서식이 가능한 지표면의 3분의 1까지 차지할 수 있다고도 추정한다”라고 말했다.

부채선인장은 발레 주뿐 아니라 인접한 티치노주, 그리종(그라우뷘덴)주 등 다른 스위스 알프스 지역과 발레다오스타 주, 롬바르디아 주 발텔리나 등 이탈리아 알프스 지역에서도 보고되고 있다.

현지 당국은 부채선인장이 급속도로 증식하면서 기존 생태계의 생물다양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발레주 퓔리시는 지난해 12월 말 선인장 근절 캠페인에 나서면서 “뜨겁고 건조한 기후를 좋아하는 이 외래종 식물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초원 지대에서 환영받지 못한다”고 밝혔다. 트리포네스는 “발레는 스위스의 생물다양성 핫스폿 중 하나”라며 “이 선인장들이 있으면 다른 것들이 자라지 못한다”고 우려했다.

이 지역에 북미종인 부채선인장이 유입된 것은 늦어도 18세기 말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알프스 지역의 기후가 점점 더 따뜻해지면서 눈 덮인 표면이 줄어들고 식생 서식 기간이 더 길어져 증식에 유리한 환경이 됐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유럽의 지붕’으로 불리는 알프스 산맥 빙하가 지구 온난화로 인해 녹아내리면서 인기 봉우리인 마터호른(4478m), 몽블랑(4809m)의 인기 탐방로가 통제되기도 했다.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