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지진으로 인한 당국의 인명 구조작업이 사실상 종료됐다. 지진 발생 14일째 대부분 지역의 구조 작업을 종료한 가운데 전날까지도 있었던 생환 소식이 끊겼고 전체 사망자 수는 4만6000명 선을 유지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취임 후 처음으로 튀르키예를 방문해 이번 재난에 대한 연대의 뜻을 전했다.
19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유누스 세제르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 국장은 이날까지 튀르키예의 지진 사망자가 4만689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날 4만642명보다 47명 증가한 결과다. 시리아 정부와 반군 측 사망자 집계가 수일째 5814명에서 멈춘 상태다. 이에 따라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합친 전체 사망자 수는 4만6503명으로 기록됐다.
유엔은 시리아에서 10년 넘게 내전이 진행 중이라 구호 작업에서 정부와 반군 간 협력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시리아 지역 사망자 집계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세제르 국장은 튀르키예 지진 피해 지역 11개 주 중 9개 주에서 구조 작업이 종료됐다고 밝혔다. 진원지인 카흐라만마라슈와 가장 큰 피해 지역인 하타이 등 2개주에서만 구조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세제르 국장은 "살아있는 형제자매를 구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이곳에서 구조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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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최초 2차례 지진 이후 지금까지 11개 주에서 총 6040회의 여진 이어졌다. 오르한 타타르 AFAD 사무총장은 이들 여진 중 5~6규모 지진이 모두 40차례였으며, 이 중 1차례는 규모 6.6에 달했다고 밝혔다.
튀르키예 동남부 피해 지역에서 대피한 이들은 모두 120만여명이고, 현재 100만명이 넘는 주민들이 피해지역 임시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튀르키예 환경도시화부 조사 결과 10만5794개 건물이 파괴됐거나 철거가 필요할 정도로 심하게 손상됐다. 이들 중 2만662개는 완전히 무너졌다. 환경도시화부는 피해를 본 건물 대부분이 주거용 건물이라고 설명했다.
타타르 사무총장은 "손상된 건물에 절대 들어가선 안 되고 멀리 떨어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산사태와 낙석 가능성도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나마 이 같은 피해 내용은 튀르키예에 국한된 것으로, 시리아에선 정확한 집계가 없는 형편이다.
전날엔 하타이 안타키아의 건물 붕괴 현장에서 40대 부부와 10대 소년 등 일가족 3명이 지진 발생 296시간 만에 구조된 것을 끝으로 추가 구조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다만 이들 중 12세 소년은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미국은 이날 지진으로 큰 피해를 본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위해 1억달러(약 1300억원)를 추가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미국은 앞서 발표한 8500만달러까지 총 1억8500만달러를 지원하게 됐다. 지원금은 의약품, 생수 등 필수 물품과 의료 서비스와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19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아다나 인질릭 공군기지에 도착해 구호작업을 돕고 있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국무부는 이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방문에 맞춰 이 같은 추가 인도적 지원 방침을 발표했다. 블링컨 장관은 취임 후 2년여 만에 처음으로 튀르키예 지진 피해지역 인근 아다나 인질릭 공군기지를 방문했다. 인질릭 공군기지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구호품과 구조대를 보내기 위해 사용한 곳이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함께하며, 튀르키예가 지진을 극복할 때까지 함께할 것이라는 점을 튀르키예 국민에게 알리고 싶다"고 이곳에 파견된 미국 구호대를 격려하고 구호 활동을 점검했다. 또 미국의 추가 지원을 설명하고서 앙카라에서 예정된 튀르키예 당국자들과 대화에서 터키가 어떤 지원을 더 필요로 하는지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이자 전략적 요충지인 튀르키예와의 관계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으며 지진 피해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