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교만 골라 ‘독극물 테러’…최소 14개 학교, 이란에 무슨일이

이란에서 여학교를 표적으로 한 독극물 테러가 발생해 여학생 수십명이 치료를 받았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이란에서 히잡 의문사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확산하는 와중에 이란 여러 도시 여학교에서 독극물 테러가 잇따라 발생했다고 AFP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이란의 성지도시인 쿰을 비롯해 여러 지역 여학교에서 수백건의 독성물질 중독 사건이 발생해 피해를 입은 여학생 수십 명이 치료를 받았다.

이에 대해 유네스 파나히 이란 보건부 차관은 “누군가가 모든 학교, 특히 여학교 폐쇄를 노렸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파나히 차관은 독극물에 대해 ‘화합물’이 사용됐다며 성분 등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피해를 입은 여학생들은 호흡기를 통해 독성물질을 흡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 에테마드는 이란 수도 테헤란과 남부의 쿰, 북서부의 아르데빌, 서부의 보루제르드 등 4곳의 최소 14개 학교에서 이같은 사건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쿰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남쪽으로 약 160㎞ 떨어진 도시로 시아파 성지 가운데 한 곳이다.

반정부 매체 ‘이란 인터내셔널’은 지난해 11월 30일 쿰의 한 고등학교에서 18명이 증세를 보인 것으로 시작으로 12개 여학교에서 학생 최소 200명과 교사 1명이 두통, 기침 등의 증세를 호소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이 사건으로 체포된 사람은 없다.

외신들은 이번 사건이 지난해 9월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의 의문사 이후 이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반정부 시위가 확산하는 와중에 발생했고 인접국 아프가니스탄에서는 탈레반 집권후 여성의 교육을 금지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