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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계속 늘어나... 국가 애도기간 선포
 

▲  열차 충돌 사고를 보도하는 그리스 공영방송 ERT 홈페이지 갈무리
ⓒ ERT


 
그리스에서 열차 2대가 정면으로 충돌한 참사의 사망자가 38명으로 늘어났다.

AP,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각) 그리스 중부 테살리아주 라리사 인근에서 여객 열차와 화물 기차가 충돌해 차량 여러 칸이 탈선하고 불이 났다.

여객 열차는 수도 아테네에서 출발해 북부 도시 테살로니키로 향하고 있었으며, 승객 342명과 승무원 10명이 타고 있었다. 

승객 중에는 그리스의 봄철 카니발 시즌을 맞아 연휴를 즐기고 돌아오던 대학생 등 젊은층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 지원에 나선 라리사의 한 병원 응급실 관계자는 "사망자 대부분이 20대 젊은이들"이라고 말했다.

그리스 소방청은 이 사고로 현재까지 38명이 사망했고, 8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부상자 중 66명은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이며, 이 가운데 6명은 상태가 위독하다고 덧붙였다.

라리사 역장 체포... "잘못된 선로 변경 지시"

그리스 공영방송 ERT는 50∼60명의 생사가 여전히 확인되지 않아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두 열차가 매우 강하게 충돌하면서 승객들이 차창 밖으로 튕겨 나가 일부 시신은 사고 현장에서 30∼40m 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한 구조대원은 기자들에게 "안타깝게도 아직 많은 사람이 (열차) 잔해 아래 깔려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어떤 칸은 충돌 후 화염에 휩싸여 내부 온도가 섭씨 1300도까지 올라갔을 것"이라고 전했다. 

소방청 대변인은 "일부 사망자는 신원 확인이 어렵고, 정확히 몇 명이 사망했는지 말하기 어렵다"라며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집계한 사망자는 38명이지만, 사고 현장에 비추어 볼 때 이보다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리스 경찰은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 라리사 역장을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은 라리사 역장이 여객 열차 기관사에게 잘못된 선로 변경을 지시하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역장은 과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에 전문가 일각에서는 사고 현장의 신호기가 기술적인 결함으로 고장 나면서 사고가 났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로이터통신은 "그리스는 아직도 철로가 하나밖에 없는 단선 구간이 많고, 신호 및 자동 제어 시스템도 설치되지 않은 구간도 많다"라고 지적했다

교통부 장관 사임... "그리스 철도 시스템은 21세기 기준 못 미쳐"
 

▲  코스타스 카라만리스 그리스 교통부 장관의 사임을 보도하는 ERT 방송 갈무리
ⓒ ERT


 
코스타스 카라만리스 교통부 장관은 "억울하게 숨진 사람들에 대한 최소한의 애도 표시"라며 사임을 발표했다. 

카라만리스 장관은 "그리스의 철도 시스템은 21세기 기준에 못 미친다"라며 "그동안 이런 참사를 예방하려고 철도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충분하지 않았던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사고 현장을 방문한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는 "국가의 의무는 부상자를 치료하고, 사망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약속할 수 있는 것은 참사의 원인을 찾아내고,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스 정부는 사흘간 국가 애도기간을 선포했으며, 모든 공공기관에 조기를 게양하라고 지시했다.

몰도바를 방문 중이던 카테리나 사켈라로풀루 대통령은 "국민들 곁에 있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돌아가겠다"라며 예정된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급거 귀국길에 올랐다.

국제사회도 애도에 나섰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성명을 내고 "유럽 전체가 그리스 국민을 생각하며 애도하고 있다"라며 "부상자들의 쾌유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모든 희생자와 가족에게 애도를 전한다"라며 "그리스 국민이 다시 힘을 얻길 바란다"라고 밝혔고, 알렉산데르 드 크루 벨기에 총리도 "벨기에 정부를 대표해 그리스 정부에 애도와 연대의 뜻을 보낸다"라고 전했다.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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