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신시가지14단지 전용 108㎡, 12억서 17억 '껑충'
지역 중개사들 "매수세 유입…상승 기대"
전문가들 "일시적 반등에 그칠 수도"
서울 양천구 목동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한경DB
재건축이 급물살을 탄 서울 목동 아파트에 매수세가 꿈틀대고 있다. 급매물이 빠르게 소진되고 가격이 오르는 반등 거래도 늘어나면서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는 기대도 일고 있다.
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양천구 신정동 '목동신시가지14단지' 전용 108㎡는 지난달 17억5000만원(2층)에 손바뀜됐다. 이 아파트 동일 면적 직전 거래인 지난해 12월 12억3000만원(14층)에 비해 5억2000만원 올랐다.
목동 집값이 두 달 사이 5억원 넘게 오른 이유는 재건축에서 찾을 수 있다. 14단지는 지난 1월 3·5·7·10·12단지와 함께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지난 28일에는 1·2·4·8·13단지도 안전진단 문턱을 넘고 재건축을 확정했다.
서울시는 신속통합기획 단지로 선정된 6단지를 포함해 목동 1~14단지를 최고 35층, 5만3000여가구로 재건축할 방침이다. 3종 일반주거지 용적률 상한도 250%에서 300%로 완화해 적용할 예정이다.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는 올해 안전진단을 통과하고 재건축이 확정되면서 시장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말까지는 집을 사려는 사람이 없는 탓에 낮은 가격에라도 팔면 다행이라는 집주인이 많았지만, 수년간 넘지 못했던 안전진단의 문턱을 넘어서고 재건축이 가시화하면서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것이다.
신정동의 한 개업중개사는 "매수 문의가 늘면서 급급매와 급매물은 대부분 정리됐다"며 "가격이 더 내려가진 않을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른 개업중개사도 "안전진단이 통과된 이후에는 집주인들이 여유를 찾았다"며 "매물을 내놓았더라도 예전처럼 가격을 낮춰도 되니 꼭 팔겠다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급매물이 소진되며 주변 집값도 소폭 오르고 있다. 목동 '목동신시가지7단지' 전용 66㎡도 지난달 16억7500만원(4층)에 팔렸다. 지난 1월 13억원(8층)에서 3억7500만원 오른 가격이다. '목동신시가지4단지' 전용 67㎡ 역시 지난달 13억2000만원(9층)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 대비 1억2000만원 뛰었다.
신정동 '목동신시가지12단지' 전용 71㎡도 지난달 13억3000만원(14층)에 매매되면서 전달 12억5000만원(12층)에서 8000만원 반등했다. '목동신시가지10단지' 전용 53㎡ 역시 지난달 직전 거래 대비 1000만원 오른 10억2000만원(14층)에 새 주인을 찾았다.
통계에서도 일대 집값 낙폭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양천구의 주간 아파트값 낙폭은 지난해 12월 12일 0.47%까지 벌어졌지만, 지난달 27일에는 0.27% 내리는 데 그쳤다.
다만 가격 반등을 기대하는 일선 부동산 중개사들과 달리, 전문가들은 쉽게 낙관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아직 재건축 초기 단계인 만큼 다양한 변수로 사업이 차질을 빚을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목동 지역의 경우 재건축 안전진단 통과라는 호재와 맞물려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일부 가격이 반등했다"면서도 "급매물이 소진된 이후에도 오른 가격을 감수한 추격매수가 이뤄질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제 안전진단을 갓 통과한 단계이기에 재건축까지 가야 할 길이 멀다. 매수자 입장에서 추격매수를 하기엔 위험성이 높다"며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일인 6월 1일 이전까지 주택을 처분하려는 급매물도 꾸준히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