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어와 영어 자막으로 최근 북적이는 옥류관 모습 공개
'김정일 교시'대로 능숙하게 냉면 먹는 모습으로 선전 효과
북한 유튜버 유미가 옥류관에서 쟁반고기국수를 먹고 있다. (출처=유튜브 Olivia Natasha- YuMi Space DPRK daily)
북한 주민들의 일상을 소개하는 유튜버가 북한의 유명한 음식점 옥류관을 방문해 '쟁반고기국수'를 즐기는 모습을 공개했다.
'유미'라는 북한 여성이 운용하는 유튜브 계정 'Olivia Natasha- YuMi Space DPRK daily'(유미의 공간)에는 최근 유미가 평양 옥류관을 방문한 1분29초가량의 짧은 영상이 올라왔다.
유미는 그동안 북한 주민들의 일상을 영어로 직접 소개했는데 이번엔 별도의 설명 없이 '조선어'와 영어 '자막'으로만 영상을 꾸몄다.
유미는 '조선의 유명한 옥류관에서 평양랭(냉)면을 맛봅시다'라는 자막과 함께 옥류관에 들어가 철갑상어가 헤엄치는 대형 수족관부터 보여준다. 이어 설명 대신 '이 물고기들의 이름이 무엇일까요?'라는 자막으로 호기심을 유발한다. 북한은 철갑상어를 고급 요리 중 하나로 여겨 주요 식당에서 이 메뉴를 팔곤 한다.
유미는 작년 6월 개설된 이 채널을 통해 평양의 주요 상점, 관광지 등을 돌아다니며 영어로 소개하고 있는데 이번 영상에선 가장 최근 옥류관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평양냉면으로 유명한 옥류관은 지난 2020년 9월 창립 60주년을 맞아 리일환 당 중앙위원회 비서가 참석해 축하문 전달 모임을 진행할 만큼, 북한 당국이 특별히 챙기는 식당이다.
북한에서 고위 간부 연회나 외국인 접대 장소로도 자주 이용되는데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했던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도 이곳에서 식사를 한 적이 있다.
유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당국의 방침대로 마스크를 쓰고 옥류관에 입장했는데, 그의 뒤편으로 사람들이 북적이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노출됐다.
남한에도 잘 알려진 평양냉면 대신 북한에서 인기 있는 메뉴인 고기쟁반국수를 시킨 유미는 식초와 간장을 면에, 겨자는 육수에 능숙하게 풀어 먹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옥류관을 현지지도 하면서 교시한 '냉면을 먹는 방법'이기도 하다.
특히 고기쟁반국수는 1999년 11월 김정일 위원장이 왕족들이 먹던 어북쟁반국수를 인민들에게도 먹이고 싶어 닭고기를 써서 만들 게 한 음식으로 북한이 선전하고 있다.
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닭고기로 만드는 쟁반국수는 고기쟁반국수라고 부르는 것이 좋겠다"면서 "그런 쟁반국수를 옥류관을 비롯하여 이름 있는 식당들에서 잘 만들어 고난의 행군을 하느라 수고한 우리 인민들에게 맛보이자"라고 했다고 한다.
한편 북한은 당국이 운영하는 채널들이 이용약관 위반으로 계속해서 폐쇄당하자 개인 계정 형식으로 선전효과를 높이려 하고 있다.
유미는 영상에서 '량(양)이 좀 많은 것 같은데…' 같은 자막과 함께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했고, 영상에는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것 같습니다'라는 북한 말이 'It is enough to make a cat speak'라는 속담과 함께 표기되기도 했다.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독자층을 더 늘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