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용군 러시아 공격 증가…정규군 드론 공격 발표도
"전쟁을 러시아로"…"우크라도 러 타격 권리 있어"
6일 (현지시간) 러시아의 침공 속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전선 참호에서 병사가 소총을 들고 앉아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러시아 본토를 직접 공격하고자 하는 우크라이나의 의지가 커지는 분위기다. 정규군이 아닌 친우크라이나 조직이 러시아에서 군사작전을 벌이거나 우크라이나 군 당국이 러시아 군 시설을 공격했다고 직접 발표하는 등 더 대담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성 미카엘 대성당에서는 지난해 러시아 본토에서 군사작전을 펼치다 전사한 우크라이나 군인 4명의 장례식이 열렸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의용군 '브라트슈트보(Bratstvo)' 대대 소속으로 지난해 12월25일 크리스마스날 러시아에서 군 기지 정찰과 지뢰 설치 등 파괴공작 작전을 수행하다 러시아군에 발각돼 사망했다.
당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사살에 성공했다고 발표하면서 이들이 "외제 총기와 4개의 급조된 폭탄"으로 무장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장례식에서 브라트슈트보 소속 군인 마라트(51)는 "적은 항상 긴장해야 한다"며 "전쟁을 적국의 영토로 가져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NYT에 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당시 공습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았고 이후에도 우크라이나에 기반을 둔 단체들이 주장한 러시아 내 공격에 대해서도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25일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인 러시아 브랸스크의 대형 유류 저장소 2 곳에서 폭발이 발생해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실제로 지난 2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인 서부 브랸스크주에서 우크라이나 "테러 공격"으로 민간인 2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주장에 적극 반박하며 오히려 러시아 내부 분열로 인한 공격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당시 온라인에는 자신들을 '러시아 의용군'(Russia Volunteer Corps, RVC)라고 밝힌 이들이 공격을 벌였다고 주장하는 동영상이 유포됐다. 이들은 민간인 공격을 부인하며 러시아 국민에게 무기를 들고 저항하라고 촉구했다.
우크라이나는 이에 대해 의도적으로 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쟁이 그동안 우크라이나 영토에서만 집중돼 이런 공격으로 러시아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할 수 있으면서도 이를 빌미로 러시아가 공세를 확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하고 동부 전선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면서 우크라이나 정부 역시 정규군을 활용해 러시아 본토 공격에 더 대담하게 나서는 분위기다.
NYT는 우크라이나 관리들이 자국 도시와 마을을 보호하기 위해 러시아 내 군사 목표물을 타격할 권리가 우크라이나에도 있다고 점점 더 대담하게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6일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국 소속 크라켄 특수부대는 텔레그램으로 러시아 브랸스크의 한 무인 감시탑을 드론으로 공격해 파괴했다고 공식 발표하며 관련 동영상을 공유했다.
5일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바흐무트에서 병사가 러시아 군 진지를 향해 드론을 날리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외에도 최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인근에서 우크라이나의 대규모 드론 공격이 발생했다. 또 1년간 전쟁이 지속되는 동안 러시아 내 석유 저장고나 군사 시설 등에서 여러 차례 폭발과 화재가 보고됐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계속되는 러시아군 공세로 수세에 몰린 바흐무트를 끝까지 사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직접 철수하지 않겠다고 발표하고 우크라이나가 미국에 드론으로 투하할 수 있는 집속탄 제공을 요청하기도 하면서 전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