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새론에 '도둑맞은 가난'"…'진짜 생활고' 청년들의 공분

by 민들레 posted Mar 11, 202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배우 김새론은 수를 잘못 둬도 한참 잘못 뒀다. 정말 선처가 절박했다면, '생활고 호소'는 명백한 악수다. 조금이라도 형을 가볍게 받으려 했던 선택이, 청년들에게 도리어 "기만"이라는 역풍이 불고 있다.



11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지에선 김새론의 SNS 게시물이 누리꾼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단 3장의 사진, 카페 아르바이트 중인 모습을 공개한 게 화근이었다.

김새론은 음주운전 사고를 냈다. 지난해 5월, 서울 청담동 일대서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은 김새론은 변압기, 가드레일 등 도로 위 구조물들을 들이받았다.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27%로, 면허취소 수준의 3배에 달하는 수치였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잘못을 시인한 김새론. 그러나 자숙 중 지인들과 음주 생일파티 초대장을 보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반성의 진정성에 스스로 흠집을 냈다.

최근 열린 음주운전 혐의 첫 공판에선 생활고를 운운했다. "막대한 피해 배상금을 지불한 탓에 발생한 경제적 어려움을 참작해 달라"는 것이 요지였다. 이날 아르바이트 사진의 공개 의도 역시 생활고 호소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동정표 구하기에 나선 김새론에게, 대중은 싸늘한 반응을 보냈다. 특히 선처를 정당화하기 위해 가난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청년들의 공분이 일었다. 누군가는 지독히도 끊어내고 싶은 가난이, 김새론에겐 단지 선처의 수단일 뿐이냐는 주장이다.

'도둑맞은 가난' 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완서 작가의 소설 제목이기도 한 '도둑맞은 가난'은 부자 청년이 빈자의 가난을 훔쳐다가 자신의 삶을 더 다채롭게 할 에피소드로 삼으려 하는 태도를 꼬집는다.

김새론이 딱 그런 모양새다. '이렇게 알바를 하며 생활고를 겪고 있다'는 식의 여론 몰이가 마치 생활고로 속죄하겠다는 말처럼 들리는 이유다.

그러나 생활고는 범죄자를 위한 예쁜 악세사리 따위가 아니다. 김새론이 생활고를 운운하며 선처 해법을 궁리하는 사이, '진짜 생활고'를 겪고 있는 김새론의 또래 청년들은 등록금 혹은 생활비를 벌기 위해 SNS에 본인 사진 올릴 틈도 없이 일하고 있다.

검찰이 구형한 벌금 2000만 원이 자신에게 내려진 형벌의 전부라고 생각한다면 오판이다. 생활고마저 형벌에 포함된다는 걸 알았더라면, 오늘 그의 SNS에는 아무 사진도 올라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의 생활고 호소는 법정에선 통할지 모른다. 그러나 혹여라도 복귀를 생각한다면, 대중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더 어려워진 모양새다.

 

 

MBC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