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그너 수장 “행정 중심지 근접”…英·美싱크탱크 “러, 동부 장악”
우크라 “러 전력 손실 커…곧 반격할 것”
[AFP]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 동부지역을 놓고 격전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 측은 바르무트 동부를 대부분 장악하고 행정 주중심지에 근접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바흐무트에서 퇴각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유지하면서 러시아 측 대규모 손실을 강조했다.
12일 AF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바흐무트 공격을 주도하고 있는 러시아 용병단 와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이날 공개한 영상에서 와그너 용병들이 바흐무트 중부에 있는 행정 중심지에 근접했다고 주장했다.
프리고진은 군복을 갖춰 입고 고층 건물 옥상에서 다른 건물을 가리키면서 “이것은 바흐무트 정부 건물이며 바흐무트 중심부”라며 “이곳에서 1.2㎞ 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러시아 정부가 와그너를 제대로 지원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출해온 프리고진은 이날 영상에서도 바흐무트에서 승리하려면 매달 탄약 1만t이 필요하다면서 탄약이 무조건 자신에게 직접 전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탄약 비용으로 매달 5억달러(약 6600억원)가 들 것으로 추산했다.
영국 국방부 국방정보국(DI)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정보 보고서에서 와그너 용병 부대가 지난 나흘에 걸쳐 바흐무트 동부 대부분을 장악했다고 전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도 전날 저녁 러시아가 바흐무트 동부 지역 정리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다만 영국 국방정보국은 바흐무트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바흐무트카 강이 러시아군이 서쪽으로 진격하는 데 중대한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러시아 측은 이날 이 강을 건너기 위한 싸움을 벌였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이 바흐무트에서 퇴각하는 것이 전략상 낫다는 서방 분석가의 지적도 나왔으나 우크라이나는 이날도 바흐무트 방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지상군 사령관은 이날 성명에서 “바흐무트를 우크라이나의 통제 아래 두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 바흐무트의 함락이 러시아의 동부 진격에 길을 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지적했다.
우크라이나의 시르스키 사령관 역시 이번 전투가 자국군에 반격을 준비할 시간을 벌어준다고 설명했다.
시르스키 사령관은 “다가올 봄 역공을 준비하기 위해 시간을 버는 것은 중요하다”며 “반격이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한 보좌관도 전날 정부가 바흐무트 전투를 계속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바흐무트 전투에서 러시아 측의 전력 손실이 컸다고도 주장했다.
세르히 체레바티 우크라이나 동부사령부 대변인은 지난 24시간 동안 러시아 사상자가 500명을 넘는다고 이날 현지 의회 방송에서 말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24시간 동안 16차례 공격을 감행했으며, 바흐무트에서 23차례 충돌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투 과정에서 적(러시아군) 221명이 숨지고 314명이 다쳤다”고 덧붙였다.
[헤럴드경제]